“보완하고 또 보완하라”
이명박 당선인이 정부조직 개편안 최종 작업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공식 일정 외엔 이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당선인은 이르면 16일 늦어도 주중에 확정 발표를 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마무리 작업을 위한 회의도 거듭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14일 저녁 정부조직 개편 작업 완성을 위해 관계자들을 불렀다.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 박형준 기획조정분과 위원, 박재완 정부혁신규제개혁TF팀장, 임태희 비서실장 등이 이 당선인과 함께 자리했다. 이 회의는 오후 6시께부터 11시까지 장장 5시간이나 이어졌다. 이 같은 마라톤 회의는 이미 여러 차례 열렸다.
14일 밤 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지으려 했지만 역시 확정을 하지는 못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한 관계자는 “이 당선인이 또 보완을 지시했다. 추가 보완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회의 참석자도 “정말 보완에 보완, 검토에 또 검토를 하고 있다”며 “이 당선인이 매우 꼼꼼하게 이것저것 점검하고 주문한다. 그만큼 민감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당선인의 지시를 받은 실무 관계자들은 15일에도 하루 종일 회의를 거듭했다.
이 때문에 당초 15일 이 당선인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간의 회동에서 최종안을 건네고 국회의 협조를 당부하려 했으나 최종안을 건네진 못했다. 물론 전체적인 윤곽에 대한 설명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정부조직개편 작업이 진통을 거듭하는 이유는 역시 통폐합 부처를 최종 확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폐합 거론 부처는 물론 정당에서도 국회의원들이 나서 “이 부처는 이래서 폐지 하면 안되고 저 부처는 저래서 안된다”는 식으로 민원이 매우 심하다는 것이다.
특히 의원들은 4월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로비전은 더욱 치열하다. 박형준 의원은 “여러 관계 당사자들이 많은 의견들을 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조직 개편 작업에 관여하는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내가 너무 괴롭다. 입은 있어도 말은 없다”고 말해 상황을 짐작케 했다.
또 막판 실ㆍ국을 어떻게 조정하고 배치할지 미세조정 작업도 시간을 더디게 하는 한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14부2처라는 큰 얼개는 잡혀 있지만 1~3급 고위공무원의 감소를 부르게 될 실국을 기능별로 어떻게 재배치하고 정리할지 고려할 사안이 많은 것이다.
한편,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조직법은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도록 하겠다”며 “29일 국무회의 의결 후에 30일에 공포하는 과정을 밟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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