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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당선인 마음에 둔 '한국판 원자바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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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당선인 마음에 둔 '한국판 원자바오'는…

입력
2008.01.1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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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인이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자원외교'를 총리의 역할로 제시하면서 이에 맞는 인물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총리 인선에 대한 질문에 인수위가 준비했던 답변에는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총리'라고 돼 있었던 데 비해 이 당선인의 표현은 한층 구체적이다.

측근들은 이 당선인이 이전부터 바람직한 총리의 역할모델로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호흡을 맞춰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주요 산유국과의 전방위 외교를 강화해 온 중국 세일즈 외교의 첨병으로 불린다. 한 측근은 "이 당선인은 안으로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정부개혁, 밖으로는 중국 후 주석의 에너지 외교를 모범사례로 꼽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역할에 맞는 총리 후보로는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 손병두 서강대 총장, 안병만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 이경숙 인수위원장, 한승수 유엔기후변화 특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현재로선 모두 고사하고 있는 상태다.

한 총장서리는 "당선인이 경제를 강조하는데 난 경제를 잘 알지 못한다"며 이름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는 문민정부의 외교통상부 장관, 참여정부의 주미대사를 지내며 체득한 뛰어난 글로벌 감각이 강점이다. 기업인 출신으로 투자유치 확대 등 세일즈 외교에 적임인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손 총장도 "뭐라 코멘트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안 전 총장은 대내ㆍ외적으로 인정받은 대학경영 능력과 이 당선인의 테니스 멤버로서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원외교의 훌륭한 파트너로 꼽히지만 정작 본인은 "내가 왜 자꾸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도 숙명여대의 혁신을 이끈 총장으로서 후보로 꼽히지만 "인수위 활동이 끝나면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 특사는 주미대사, 상공부장관, 외교부장관, 유엔총회 의장 등 총리에 걸맞는 외교, 경제분야의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한 특사는 "금시초문이다. 특사 임무만으로도 너무 바빠 총리를 맡을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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