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전이 예비선거 및 코커스(당원대회)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시간 예비선거에서 경쟁자들을 비교적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함으로써 향후 경선에서 도약과 반전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롬니 전 지사는 무당파와 민주당원들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던 이날 미시간 예비선거에서 39%를 득표, 30%를 얻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16%에 그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제쳤다.
롬니 전 지사의 이날 승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는 허커비 전 지사가,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는 매케인 의원이 각각 1위를 한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향후 경선에서 이들 주자간 선두 다툼은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시간주 태생인 롬니 전 지사는 자신의 아버지가 미시간 주지사를 역임한 연고 등을 최대한 활용한데다 벤처기업 CEO출신으로 경제 전문가라는 점이 실업 문제가 심각한 미시간주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 승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롬니 전 지사는 특히 높은 투표율을 보인 공화당원과 전통적 보수 세력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도 모두 2위에 그쳐 그 동안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기 위해 절치부심해야 했던 롬니 전 지사는 이날 미시간 예비선거 승리가 확정된 뒤 “오늘 밤은 내가 돌아온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오늘 승리는 워싱턴 비관주의에 대한 낙관주의의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처럼 공화당 경선에서 선두 주자들이 승리를 나눠 가짐으로써 앞으로 치러질 공화당 예비선거 및 코커스는 하나 하나가 피를 말리는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경선은 20여개 주에서 예비선거 및 코커스가 치러지는 2월5일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19일 네바다 코커스 및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 29일 플로리다 예비선거, 1일 메인 코커스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기독교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허커비 전 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수 추가를 기대하고 있고 매케인 의원은 최근의 전국적 상승세를 발판으로 향후 경선에서 명실상부한 선두 부상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다 미시간 예비선거에서 다시 6위로 추락, 최근 전국적 지지율의 하락에 겹쳐 심각한 위기국면에 빠진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자신의 장담대로 플로리다 예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공화당 경선 구도는 한층 복잡해진 상태에서‘슈퍼 화요일’을 맞게 된다.
한편 이날 민주당도 미시간 예비선거를 치러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55%의 지지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시간주가 예비선거를 앞당기는 바람에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권이 박탈된데다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아예 후보등록을 하지 않아 정치적 의미는 거의 없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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