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동부 LG-KT&G 용산고 선후배 사령탑 약점보완 '윈윈 트레이드'로 재미
지난 10일 동부로 트레이드 된 손준영은 전 소속팀인 KCC에서 출전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다. 지난 시즌 동부에서 영입한 정훈과 수련선수 신화를 쓰고 있는 이중원이 워낙 좋은 활약을 보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수비와 정확한 외곽슛을 겸비한 손준영이 벤치에만 앉아 있자 다른 팀들이 군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손준영은 KCC의 ‘형제 구단’ 동부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05년 허재 감독이 KCC 사령탑을 맡고 나서 동부와 성사된 트레이드가 벌써 5번째. 두 팀의 ‘상부상조’ 관계는 지난 시즌 중반 이뤄진 표명일-정훈을 중심으로 한 3대3 ‘빅딜’로 대표된다. 동부는 표명일의 합류로 약점이었던 포인트가드 부재를 일거에 해소했고, KCC 역시 정훈을 서장훈의 백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동부가 지난 시즌 개막 전 백업 센터 김영재를 KCC로 보냈고, 올시즌 개막 전 KCC는 백업 가드가 부족했던 동부로 김진호를 ‘시집’ 보냈다. 꼼수나 뒷거래가 아닌 공식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두 구단은 꾸준히 전력을 극대화하는 상생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부상조는 LG와 KT&G 역시 마찬가지. 시즌 도중 LG의 유도훈 코치를 감독으로 ‘모셔온’ KT&G로서는 흔쾌히 양해해준 LG의 은혜(?)를 잊지 않았다.
KT&G는 지난 시즌 전 LG의 샐러리캡이 넘치게 되자 김훈(LG 유소년 농구강사)을 받고 신인 한정원(전자랜드)을 내줬다. 김훈이 전력에 크게 도움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유 감독을 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를 잊지 않은 것이었다. KT&G는 올시즌 개막 전에는 고려대 출신 2년차 전원석을 LG로 보내주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네 팀의 사령탑은 용산고 선후배 관계다. 신선우 LG 감독, 전창진 동부 감독, 허재 KCC 감독, 유도훈 KT&G 감독 순이다. 용산고 출신 선후배 사령탑의 ‘윈-윈 트레이드’에 다른 구단들은 “형제 구단들의 상부상조”라며 부러움 섞인 시샘을 보내고 있다.
KCC등 4구단 관계자들도 “트레이드 제안이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인데, 평소에 대화도 많이 하고 서로의 사정을 워낙 잘 알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형제애’를 인정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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