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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교수 등 '포스트 IMF 10년'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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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교수 등 '포스트 IMF 10년' 결산

입력
2008.01.1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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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1월 갑작스럽게 찾아온 외환위기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동시달성이라는 한국적 압축성장모델에 폐기처분을 선고하며 개인, 가족, 기업, 여성, 시민사회와 국가모두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외환위기 발생 후 지난 10년간 한국사회는 어떻게 변모했을까. 정운찬 서울대 경제학부교수와 조흥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함께 엮은 <외환위기 10년, 한국사회 얼마나 달라졌나> (서울대출판부ㆍ사진)에서는 16명의 학자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별로 물음에 답한다.

이창용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주도로 이뤄진 구조조정의 허와 실을 동시에 지적한다. 정부는 대규모 공적자금을 부실금융기관 구조조정에 투입해 실질금리하락 등으로 경기회복을 가져왔으나, 재정건전성 악화라는 부작용을 낳아 위기대응능력을 떨어뜨렸다고 진단한다.

또한 이러한 구조조정은 금융부분의 수익성과 건전성개선을 가져왔으나 가계부채ㆍ부동산 담보대출 증가에서 보듯 실물부분의 성장을 담보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서울대 정치학과 박찬욱, 임경훈, 임혜란 교수는 지난 10년을 3김 정치의 퇴조, 제왕적 대통령제의 마감, 진보적 사회세력의 제도권 진입 등 우리 사회의 민주성이 제고된 기간으로 평가한다.

반면 전통적인 지역주의 갈등에 노사갈등, 세대갈등, 사회적 양극화 등이 중첩되며 그 어느 때보다 분열과 갈등이 폭발적으로 분출됐으나 이를 조정하고 대처할 모델을 찾지 못한 기간으로 본다. 이는 공고화하지 못한 정당정치의 결함에서 기인한 것으로, 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의 민주주의 발전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내리고 있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인터넷 이용자 증가에 따른 의사소통양식의 변화에 주목한다. 인터넷사용의 일반화는 이 공간을 통해 여론형성을 꾀하는 ‘인터넷 담론공중’을 낳았는데 이들은 단일한 정치적 정체성을 갖지 않으면서도 언론과 공적담론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 교수는 “이들의 등장은 한국사회의 여론형성에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며 “이들로 하여금 합의지향적 의사소통 양식을 확립하도록 해 토론과 협상, 양보로 갈등을 극복하는 ‘공중’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운찬 교수는 필진을 대표해 “날카로운 분석과 통찰력으로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진단과 처방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 연구가 한국사회가 지속적으로 전진해나가는데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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