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기(氣) 좀 받아볼까 하고 왔심더.”
16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고향마을인 경북 포항시 흥해읍 덕성1리(덕실마을). 평일인데도 마을회관 바로 앞의 주차장은 30여대의 차량으로 가득 찼다.
31가구 67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는 대선 당일부터 외지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지금까지 1만여여명이 찾아왔다. 지금도 평일 500여명, 주말은 3,000명 이상 방문한다.
마을 차량관리원으로 활동중인 김태연(49)씨는 “주말에는 2개의 임시주차장은 물론 진입로 수백미터가 주차장이 된다”며 “덕실마을이 동해안권 단체관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필수코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선인이 한때 살았던 대지 330㎡, 건평 88㎡ 가량의 큰아버지 집은 북새통이다. 이 집에는 현재 사촌형수 류순옥(76)씨가 살고 있다. 류씨는 “대통령이 났는데 마을이 좀 복잡해진들 어떠냐. 사람구경 원 없이 할 수 있어 좋다”며 싱글벙글했다.
경북 경산시에서 온 40대 주부는 “고교생 아들이 온갖 역경을 딛고 주경야독하며 자수성가한 당선인의 흔적을 보면 더욱 열심히 공부할 것 같아 함께 왔다”고 말했다.
변변한 구멍가게 하나 없던 마을에 붕어빵과 오뎅을 파는 장수 등 간이 판매점도 10여개나 생겼다. 부녀회와 친목단체가 주도하는 판매점은 집 마당이나 골목길에 자리잡았지만 일부 외지에서 온 잡상인은 도로를 점거, 원성을 사기도 한다.
포항시는 갑작스레 몰려든 관광객을 소화하기 위해 흥해읍 시가지부터 고향집까지 수십개의 길안내 입간판과 마을의 유래, 고향집 안내판 등을 세웠고 수세식 공중화장실을 설치했다. 고향집 바로 앞에는 관광안내소도 만들었다.
또 지역 특산품 판매장을 갖춘 1,300여㎡ 규모의 소공원을 조성하고 고향집 앞에 당선인 실물크기의 사진을 설치,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또 폭이 5m에 불과해 승용차 교행이 불가능한 덕장교도 8m로 확장키로 하는 등 40여억원을 들여 마을을 단장키로 했다.
포항=글ㆍ사진 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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