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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태 "선수 팔아서라도 야구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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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태 "선수 팔아서라도 야구 살려야"

입력
2008.01.1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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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형'의 현대호 해법… "후배들과 야구발전위해 8개 구단은 필수 조건"

“7개 구단으로 축소되느니 선수를 팔아서라도 8개 구단으로 가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침몰 위기에 처한 현대호의 ‘간판’ 정민태(38)의 심정은 어떨까? 정민태는 16일 전화 통화에서 “도저히 8개 구단으로 갈 방법이 없다면 선수를 팔아서라도 올 시즌을 꾸려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악보다는 차악(次惡)을 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를 팔아서라도 구단을 유지하자는 것은 베테랑으로서, 투수 맏형으로서 쉽게 할 말은 아니다. 물론 이 같은 사실을 정민태라고 모를 리 없다. 그렇지만 7개 구단으로 축소되는 것보다는 당장은 구차하더라도 8개 구단으로 가는 게 야구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정민태의 확고한 소신이다. 1992년 현대의 전신인 태평양에서 데뷔한 정민태는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었던 2001, 2002시즌을 제외하곤 지난 해까지 15년간 현대를 대표해온 간판 스타.

그런 정민태의 주장 대로 선수를 팔아 구단 운영자금을 마련했던 전례는 있다. SK 전신 쌍방울은 97년 11월 IMF 경제위기가 닥쳐오자 ‘20승 투수’ 김현욱과 전성기를 구가하던 왼손 슬러거 김기태를 20억원에 삼성에 팔았다. 또 대형포수 박경완과 마무리투수 조규제를 15억원에 현대에 넘겼다. 쌍방울은 선수 4명을 팔아서 마련한 35억원 등으로 운영비를 마련했다.

정민태는 “솔직히 야구를 할 만큼 한 나 같은 선수들은 그래도 아쉬움이 덜하다. 젊은 후배들은 7개 구단으로 야구판이 축소되면 당장 실업자가 된다. 또 나아가 한국야구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어떤 경우에도 7개 구단으로 줄어드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정민태는 현대 선수들이 기도하는 심정으로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의 극적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조건이라는 말밖에 다른 말이 있겠습니까? 무조건 8개 구단으로 가야죠. 그렇게만 된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겁니다. 총재님과 사장님들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신상우 KBO 총재와 7개 구단 사장은 16일 오전 서울 한 호텔에서 비공개 긴급 간담회를 갖고 “올시즌에도 8개 구단으로 가야 한다”는 대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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