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챙기기' 행보를 지속 중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5일에는 외국기업인들을 만났다. 이 당선인은 12분간 농담을 섞어 영어로 연설하며 공약 실현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파워포인트를 활용하는 '친절한' 모습도 선보였다.
이 당선인은 700여명이 참석한 주한 외국기업 신년회에서 "선거 승리는 '747' 비행기를 탄 까닭이 아니라, '747'공약(연 7% 성장으로 국민소득 4만달러와 세계 7대강국 달성) 때문이었다"며 여기에는 ▦경제 살리기 ▦지속적인 경제회복 ▦서방선진 7개국(G-7) 진입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담겨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극복해야 할 도전과 과제로 ▦어두운 세계경제 전망 ▦대학 교육제도 개선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기업 규제체제 변혁을 언급하고, "이런 개혁을 위해 여러분의 자본과 기술, 애정 어린 조언과 전문적 식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인은 또 "정책 결정자들이 말하는 경제정책과 관료들이 집행하는 경제정책 간에 많은 괴리가 있어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다"며 높은 소득세와 노동 문제를 언급하고, 투자여건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연설 내용은 다소 딱딱했지만, 이 당선인은 특유의 재치 있는 말투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도했다. 연설에 앞서 연단에서 멀리 있는 청중들에게 "나는 아직 대통령이 아니라 당선인이다. 가까이 다가오라"고 웃으며 말했고, 연설 첫머리에선 "올해는 무자년, 쥐의 해"라고 영어를 연설하며 우리 말로 '쥐'라고 읽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오버비 대표는 "영어로 연설을 하고 파워포인트를 활용해 발표를 한 점이 매우 놀라웠다"며 "이 당선인이 다보스에 특사를 보내는 등 경제 규모에 맞는 국제사회 위상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고 있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인수위는 이날 삼청동에서 최휘영 NHN 대표와 우성화 티켓링크 대표 등 벤처기업인 7명, 유관기관 대표 10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인수위 최경환 경제2분과 간사는 "1998~2005년 대기업 고용이 76만명 감소한 반면, 벤처기업은 26만명이 늘었다"며 "외환위기 이후 큰 희망을 줬다"고 벤처업계를 치켜세웠다.
참석자 대표로 나선 백종진 벤처기업협회장은 "10년 내 10만개 벤처기업과 100만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1,000억달러 수출을 달성하는 '10ㆍ100ㆍ1000' 목표를 정했다"며 "신기술과 첨단기술 산업의 주체인 벤처야말로 '747'공약 달성을 위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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