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구면 방식의 다초점 회절 렌즈인 ‘테크니스 렌즈’가 노안 치료와 야간시력 향상에 효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ㆍ김태임 교수팀은 노안 환자 8명에게 미국 AMO사의 테크니스 렌즈를 삽입한 결과, 모든 환자가 0.8 이상의 시력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노안과 백내장 환자의 시력 교정을 위해 사용되는 ‘레스토 렌즈’는 원근 시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 하지만 구면 렌즈여서 나이가 듦에 따라 늘어나는 ‘구면 수차’ 보정이 잘 안 되는 단점이 있다.
구면 수차란 빛이 렌즈를 투과할 때 렌즈 주변부를 통과한 빛이 중심부를 통과한 빛보다 더 짧은 거리에 초점을 맺게 하는 현상으로 중심부와 주변부의 초점 위치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구면 수차가 보정되지 않으면 빛이 한 점으로 모이지 않고 주변으로 흩어지므로 피사체의 초점이 정확히 맺히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면이 아닌 높낮이 있는 비구면 방식의 테크니스 렌즈가 만들어졌다. 김태임 교수는 “테크니스 렌즈는 어두워지면 빛을 더 받아들이기 위해 커지는 동공 크기에 맞춰 설계돼 밤에도 선명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쪽 눈에는 테크니스 렌즈를, 다른 눈에는 거리와 빛 밝기에 따라 초점을 조절할 수 있는 구면 렌즈인 다초점 굴절 렌즈인 ‘리줌 렌즈’를 함께 시술하는 맞춤형 시력교정술(커스텀 매치)을 시행하면 원근거리와 중간거리 시야를 또렷이 볼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리줌 렌즈는 컴퓨터 작업을 하는 정도인 중간거리에 대한 시력 회복도 기대할 수 있는 구면 렌즈이므로 한쪽 눈으로는 원거리를, 다른 쪽은 근거리와 중간거리를 잘 볼 수 있게 만든다.
특히 이 수술은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 교정하려 하거나 돋보기 사용이 불편한 젊은 백내장 환자, 직업ㆍ취미 등의 이유로 안경을 착용하기 어려운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심한 난시이거나 백내장 외에 녹내장과 망막질환 등 다른 눈 질환을 앓은 경우, 라식ㆍ라섹 등 각막 시력교정술을 받았거나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약을 먹고 있다면 수술하지 못할 수 있다. 렌즈 한 개 가격이 200만원으로 비싼 것도 흠이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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