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 동유럽 미사일 방어(MD) 기지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이 폴란드 정부가 요청해온 폴란드군 현대화 지원을 위한 회담에 나설 용의를 밝혔다.
보그단 클리히 폴란드 국방장관은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MD 기지 설치를 위한 핵심 조건으로 요청해온 폴란드군의 현대화 지원을 위한 회담에 미국이 나서겠다고 했다”면서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MD 기지를 폴란드에 설치할 경우에 초래되는 안보 위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는 군 현대화 방안으로 항공기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나 저고도 및 단거리 요격용인 타드 미사일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히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집권한 도널드 투스크 총리의 등장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양국간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MD 기지 설치에 관련된 안건을 논의했다. 이로써 미국은 최근 MD기지 설치를 둘러싸고 폴란드와 빚어온 갈등을 해결하고 동유럽 MD 기지 설치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투스크 총리는 자국 내 MD 기지 설치에 호의적이던 전임 총리와는 달리 미국측에 안전 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요구해왔다. 러시아는 폴란드의 MD 기지가 러시아 영토에 인접해 있어 안보를 위협한다며 MD 기지 건설을 허용할 경우 폴란드 영토를 공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동유럽 MD 기지를 무력화할 수 있는 첨단 미사일 개발을 공언한 터여서 이번 미국의 폴란드 군 현대화 지원을 계기로 미국 러시아간 군사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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