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구토와 설사, 탈수 증세를 일으키는 어린이 장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주로 겨울철에 유행하는 로타 바이러스 때문이다. 2~3세 영ㆍ유아가 잘 걸리고, 어른은 감염돼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번 겨울 들어 어린이 장염 환자가 지난해 이맘때보다 20% 정도 늘었다.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 5세 이하 어린이 장염의 원인은 로타 바이러스가 60%를 차지한다.
어린이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질환을 대한소아과학회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로타 바이러스는 생후 6~24개월 영ㆍ유아에게 주로 감염된다. 5세 이하 어린이 95%가 적어도 한 번 이상 감염된다. 1~2일의 잠복기를 거쳐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증세를 보인다. 설사는 심하면 하루에 20회 정도까지 하기도 한다. 대개 고열과 구토는 2일 정도면 호전되지만, 설사는 1주일 이상 지속돼 콜레라로 착각할 수 있어 ‘가성 콜레라’로 불리기도 한다.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설사로 인한 탈수를 가볍게 보다가는 낭패한다. 수분과 영양 보급이 중요하다. 로타 바이러스는 강한 생존력을 지녀 음식물은 물론 오염된 장난감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주요 감염 경로는 입과 항문이다.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손으로 아기 기저귀를 갈거나 이유식 등을 먹일 때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로타 바이러스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최근 개발된 백신을 접종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후 6~12주에 1차 접종을 하고 이후 2개월 간격으로 2회 더 접종하면 된다. 로타 바이러스 백신인 ‘로타텍’은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 받았으며, 지난해 8월 국내 출시됐다.
대한소아과학회 신손문(제일병원 소아과 교수) 전문위원은 “로타 바이러스에 의한 어린이 장염은 12월부터 늘기 시작해 2~3월에 가장 많아진다”고 말했다.
노로 바이러스도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는 물론 모든 연령층에서 산발적인 위장관염이나 유행성 위장관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노로 바이러스는 1년 내내 존재하지만 로타 바이러스와 비슷한 유행 시기와 감염 경로, 증상(심한 구역질, 구토, 설사)을 보인다.
노로 바이러스 환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분변이나 구토물 또는 음식조리기구가 바이러스에 오염된 경우 감염자가 취급한 음식을 먹으면 전염될 수 있다. 전염성이 높고 쉽게 사람들 사이에 전파된다.
아스트로 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4세 미만 어린이에게 많이 나타난다. 다른 사람과 직ㆍ간접 접촉을 통해 분변-입 경로로 전파된다. 기저귀를 갈 때 배설물에 닿거나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감염되면 3~4일의 잠복기를 거쳐 몸이 떨리고 설사가 나거나 두통, 구토,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장 아데노 바이러스 감염은 연중 꾸준히 발생하는데, 특히 2세 미만 아기에게 많이 발생한다. 대부분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분변-입의 경로로 전파되며, 설사와 발열, 구토가 주 증세다. 편도염, 인두염, 코감기, 기침 등과 같은 상기도 감염 증상도 자주 나타난다.
이처럼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질환에 감염됐을 경우 증세가 심해지지 않도록 수분과 전해질을 공급해 탈수를 예방하고,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한소아과학회 김종현(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전문위원은 “바이러스 위장관염은 초기에는 감기 증상과 비슷하나 구토ㆍ설사를 동반하는 것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로타 바이러스를 제외한 다른 바이러스는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므로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 바이러스성 위장관염 예방 수칙
1. 부모, 친구, 어린이 모두 손 씻기는 필수
2.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되도록 피하기
3. 여럿이 갖고 노는 장난감은 자주 세척ㆍ소독
4. 끓인 물과 익힌 음식으로 식탁 청결하게
5. 바이러스성 위장관염에 걸린 영ㆍ유아의 기저귀는 확실히 처리
6. 로타 바이러스는 백신 접종으로 예방
7. 설사한다고 섣불리 특수 분유 먹이면 영양장애 생길 수도.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해 사용
<자료: 대한소아과학회>자료:>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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