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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병규 사이판 전훈 따라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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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병규 사이판 전훈 따라오지마"

입력
2008.01.1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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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합류 요청 거부… 일본 진출 괘씸죄 작용한 듯

LG가 주니치 이병규(34)의 스프링캠프 합류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병규는 최근 LG 구단 관계자를 통해 19일 출발하는 야수조의 사이판 전지훈련에 자비를 들여 합류, 약 10일 간 함께 운동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LG는 내부 회의를 거쳐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고 지난 15일 이병규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다. 불과 지난 2006년까지 10년 간 LG에서 뛰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던 이병규의 일시적인 ‘친정팀 복귀’는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일단 LG와 주니치의 관계만 고려하더라도 선뜻 납득할 수 없는 ‘거부’다. LG와 주니치는 돈독한 자매 팀으로 매년 주니치의 마무리훈련에 LG는 신인급 선수를 파견하는 등 활발한 ‘선수 교류’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은퇴한 서용빈을 주니치로 1년 간 코치 연수를 보낼 만큼 끈끈한 관계를 자랑하고 있다. 프런트 간의 각종 교류도 왕성하다.

LG는 이병규가 합류할 경우 어린 선수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고, 팀 분위기에 저해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완곡한 거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러 모로 납득할 수 없는 LG의 결정은 정황상 지난 2006년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병규가 LG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주니치로 떠난 데 대한 ‘괘씸죄’로 풀이된다.

박찬호(LA 다저스)가 최근 한화의 하와이 전지훈련에 동참하기로 한 것에서 보듯 구단으로서는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점과 홍보 효과 측면에서 오히려 환영의 뜻을 나타내야 할 상황이다. 해외파였던 최희섭(KIA)과 구대성(한화), 김선우(두산)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각각 한화 캠프와 현대 캠프에 합류해 몸을 만든 적이 있다. 일본 진출이 확정된 임창용(야쿠르트)도 현재 삼성의 전지훈련지인 괌에서 이제는 ‘옛 동료’가 된 삼성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해외파의 국내팀 전지훈련 합류에 대해 전례 없는 거부를 한 LG의 처신은 지난해말 귀국 뒤에도 LG 김재박 감독의 장녀 결혼식과 LG 구단 관계자들의 경조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 이병규에 비해 ‘속 좁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LG 김연중 단장은 “현장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했고, 김 감독은 “구단과의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할 뿐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친정 팀의 스프링캠프 합류가 무산된 이병규는 이달 말까지 서울 논현동에 있는 임패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개인훈련을 계속한 뒤 2월 초 오키나와에서 시작되는 주니치의 전지훈련지로 날아갈 예정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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