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9일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임기 말 불편한 속내를 또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 등 경제분야 각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08년 경제점검회의’에서 회의장에 들어와 자리에 앉자마자 “우리가 올해 경제운용 방향 얘기해 봤자 말짱 헛방아니에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참석자들이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권 부총리가 보고를 시작하려 하자, 노 대통령은 또 말을 가로막으며 “전망은 내가 들으면 뭐합니까”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에 권 부총리는 “대외여건을 감안해 (경제를)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리해보는 의미도 있다”고 말하자, 노 대통령은 “안 하려니까 사보타지 하는 것 같고, 게으름을 부리는 것 같고, 하려니까 계속 정책을 안 할 사람이 보고 받으니 좀 이상하고 그렇다. 공부나 합시다”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권 부총리의 경제전망 및 운용방향 보고를 시작으로 이날 회의가 진행됐다.
한편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운 ‘부동산 정책, 사실 외면한 정치성 주장은 위험’이란 글에서 “인수위가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으로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조세정책을 중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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