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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 만남 '시종일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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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 만남 '시종일관 냉랭'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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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통의동 이 당선인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 당선인이 4강 외교 특사단을 접견하는 자리에서다.

분위기는 “얼음처럼 차가웠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농담 등 가벼운 이야기는 거의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 특사인 박 전 대표가 전날 공천과 관련해 이 당선인 진영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터였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사진 촬영을 위한 오프닝 때부터 얼굴이 극도로 굳어 있었고 약 30분간 진행된 비공개 접견 내내 끝까지 표정을 풀지 않았다고 한다.

이 당선인은 박 전 대표를 향해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발언 시간의 절반 이상을 썼다. 그는 “중국이 4강 중 가장 신경 쓰이고 어려운 곳 같아서 박 전 대표에게 특별히 부탁 드렸다”는 취지의 말을 3, 4번 했다.

이 당선인은 “신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가 미국과 일본 우선 정책을 펴고 중국을 소홀히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그게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중국 최고 실력자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곧 특사로 오는 것도 양국이 중요한 관계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최근 정책을 바꾸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많은 애로를 겪는다는 호소가 있는데 그 점을 잘 파악하고 중국 당국에도 잘 협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표는 우리 기업 사정과 관련해 “출국 전에 자료를 미리 갖추어서 잘 하고 오겠다”고 답한 것 이외엔 “네. 알겠습니다” 등 짧은 답변만 수 차례 했다고 한다. 그는 종이에 이 당선인의 말을 메모하기도 했다.

이날 접견엔 정몽준 의원(미국), 이재오 의원(러시아)과 이 당선인의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일본) 등 4강 특사단장과 수행 의원단이 참석했다.

이 당선인은 정 의원에게 “방미 건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협의해 달라”고 당부했고, 이 의원에겐 “동부 시베리아 개발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인데 자세히 파악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부의장에게는 “재일교포 지방 참정권과 법적 지위 문제를 잘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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