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서로 조금씩만 양보했어도.." 안타까움 표시
“아, 슬프다!” “안타깝다.”
KT가 신생팀 창단을 포기했다는 소식에 야구인들은 심리적인 공황에 빠졌다. 설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과 함께 KT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일본 고지에서 전지훈련중인 SK 김성근 감독은 11일 한국 소식을 들은 뒤 당황했다. 김성근 감독은 “슬프다”는 말로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어떻게든 야구판을 살려야 하는데, 야구팬에게 실망을 줘서는 안 되는데”를 되뇌이던 김성근 감독은 “KT에 배신 당한 느낌이다. KBO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난파선이 된 현대 선수단은 훈련하러 가는 도중 신생팀 창단 백지화 소식을 들었다. 충격에 빠진 김시진 감독은 “혹시 모르기 때문에 훈련만큼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야수 전준호는 “비관적인 결과가 나와 침통하고 안타깝다”고 고개를 떨궜고, 투수 정민태는 “KT가 야구단을 창단할 수 있도록 KBO와 7개 구단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안타깝다”는 말을 되풀이한 뒤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이렇게까지는 안됐을 텐데…”라며 말 끝을 흐렸다. 외환위기(IMF) 시절에 대기업이 픽픽 쓰러질 때도 8개 구단 체제를 지켰다면서 한숨만 내쉬었다. 삼성 김응용 사장은 “KT가 야구단을 창단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도 “안타까운 소식이다. 부디 8개 구단 체제가 유지돼 야구팬에게 다양한 재미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롯데 이상구 단장은 “KT가 유니폼과 로고까지 제작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제 현대 선수들은 어떡하냐”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모두들 말은 달랐지만 마음은 똑같았다. 공황에 빠진 야구인들은 답답한 속내를 밝힌 뒤 협상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만들어낸 KBO와 신상우 총재에 대해서도 공분을 참지 못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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