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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잔'을 채워가듯… 7번째 축배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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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잔'을 채워가듯… 7번째 축배 들다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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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38)가 또 우승컵 한 개를 채웠다.

최경주의 애창곡은 남진의 ‘빈잔’이다. 최경주는 지난해 11월 귀국했을 때 지인들과 노래방을 찾아 맨 먼저 자신의 18번인 ‘빈잔’을 열창했다.

노래가 끝나고 기자 옆에 앉은 최경주에게 “노래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라고 묻자 “항상 또 다른 무언가를 향해 잔을 비우고 다시 채우려고 노력하는데 그런 점에서 ‘빈잔’의 가사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이제 또 다른 빈잔은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서른 여덟살의 최경주가 시즌 두 번째 대회만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최경주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ㆍ7,068야드)에서 끝난 소니오픈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로 로리 사바티니(11언더파ㆍ남아공)를 3타차로 꺾었다.

최경주가 시즌 초반인 1월에 우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경주는 지난해까지 6승을 거두면서 2002년 5월 컴팩클래식에서 거둔 우승이 가장 빨랐고 나머지는 6, 7, 9월 한 차례씩 그리고 10월에 2승을 거뒀다. 일찌감치 시즌 첫 승을 거뒀기 때문에 올 시즌 몇 승을 거둘지 관심을 끈다. 최경주는 2002년과 지난해 각각 거둔 2승이 한 시즌 최다승이다.

최경주는 첫 승을 앞당기면서 올해 목표인 메이저대회 우승의 꿈도 한층 부풀렸다. 최경주는 “마스터스에 초점을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을 정도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우승상금 95만4,000달러를 챙긴 최경주는 2개 대회 만에 102만 달러의 상금을 획득, 다니엘 초프라(스웨덴)에 이어 상금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보너스 1,000만 달러가 걸린 페덱스 포인트에서는 1위(4,681점)에 오르는 등 PGA투어 주요 부문의 상위권에 오르면서 올시즌 우즈의 강력한 대응마로 부상했다.

최경주는 2002년 탬파베이클래식에 이어 자신의 두 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둬 기쁨을 더했다. 1~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를 질주했던 최경주는 4라운드에서도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정상을 잘 지켰다.

4타차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최경주는 17번홀까지 보기만 2개를 기록해 2타를 줄인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에 2타 차까지 쫓기기도 했다. 그러나 최경주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고도 세번째 샷을 홀 1m 지점에 바짝 붙여 버디 퍼트로 승리를 자축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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