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손학규 경기지사가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당내 상황은 심상치 않다. 친노 그룹은 그의 한나라당 전력을 문제 삼아 딴살림을 차리려는 분위기고, 충청권 보수 성향 의원들은 제 살 길 찾아 탈당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는 등 분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단 친노 그룹의 반발이 거세다. 그가 당 대표로 선출된 그 시각 친노 그룹을 대표하는 이해찬 전 총리는 탈당을 선언했다. 참여정부의 상징인 유시민 의원도 탈당 결심을 굳혔고, 김형주 이화영 의원 등 핵심 친노 의원들도 탈당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성향의 의원 모임인 광장은 7일 중앙위 이후 손 대표 체제 출범을 막기 위해 여러 방안을 논의했으나 의원들마다 의견이 엇갈려 공통된 결의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전 총리의 선도 탈당 이후 집단 탈당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탈당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손 대표의 한나라당 전력. 이 전 총리도 탈당 선언에서 “손 대표가 오랫동안 정당 생활을 했던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의 정치적 지향이 결코 제가 추구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기 때문에 당을 떠난다”고 공격했다.
특히 이들은 친노 신당 창당도 고려 중이어서 주목된다. 한 친노 의원의 핵심 측근은 “탈당 의원들이 새로운 당을 만들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총리를 중심으로 옛 열린우리당을 잇는 친노 신당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충청권 의원들도 술렁이고 있다. 손 대표의 당 쇄신 움직임이 여의치 않고, 신당의 지지율이 뜨지 않을 경우 충청권에서 인기가 높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자유신당을 택할 기세다.
충북의 오제세 이시종 변재일, 충남의 박상돈 의원 등이 자유신당 합류를 검토 중이다. 충북 출신 김종률 의원은 신당에서 탈당해 이 전 총재 측에 합류한 김혁규 전 경남지사를 이날 밤 만났고, 조만간 심대평 전 충남지사와도 회동할 예정이다. 충청권에서는 개혁 성향 일부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자유신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소문도 돈다.
이에 대해 손 대표 측 핵심 인사는 “외부인재 영입 등 공천혁명을 통해 신당을 새로운 모습으로 바꿔 신당 지지도가 올라가면 분열 이야기도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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