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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뚫어 기름 훔치다 대형참사 날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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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뚫어 기름 훔치다 대형참사 날뻔

입력
2008.01.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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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기름절도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기승을 부리는 송유관 절도는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9일 오후 9시 30분께 울산 북구 중산동 농소화훼단지 내 지하 송유관에서 휘발유가 유출되면서 불이 나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1명이 숨지고 이모(64)씨가 얼굴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불길은 2시간만인 이날 오후 11시 30분께 잡혔으며 소방서 추산 1,8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밤 소방당국은 김모(43ㆍ울산 중구 성안동)씨의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2시간여만에 진화했다. 이 불로 송유관 내 5,000여ℓ의 잔류 휘발유와 비닐하우스 4개동 210㎡가 탔다. 사망자 시신은 10일 오전 3시 15분께 발견됐다.

경찰은 사고현장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려고 설치한 클럼프(CLUMPㆍ배관 이음쇄)와 벨브를 발견했다. 울산 남구 SK에너지에서 대구물류센터(유류저장고)까지 88㎞ 가량 이어진 이 송유관은 지름 30㎝에 배관두께가 1.5㎝이고 송유관 내 압력이 30㎏/㎡에 달해 드릴로 구멍을 뚫을 경우 스파크가 일면서 폭발하기 쉽다.

경찰은 화상을 입은 이씨의 신발과 옷가지에 다량의 기름 흔적이 남아있는 점에 비춰 이씨가 이번 화재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씨의 옷가지와 휴대전화 등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

최근 2년 사이 전국을 무대로 한 송유관 절도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3일 오후 9시께 경북 칠곡군 지천면 송유관 절도범들이 사용하던 창고에서 불이나 내부에 있던 탱크로리와 호스 등 송유관 유류 절도 장비들이 불에 탔다. 또 울산에서도 지난해 4월 25일 새벽 남구 여천교에 설치된 SK에너지 송유관에 기름 절도단이 지름 1.5㎝의 구멍을 내고 도주, 경유 수백ℓ가 유출되기도 했다.

문제는 기름절도가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휘발성이 높은 기름이 고압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드릴로 송유관을 뚫으면 불꽃이 일어 곧바로 일대가 불바다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2006년 12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한 지방에서 주민 수백명이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는 과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260여명이 사망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도 나이지리아 수도 라고스에서 송유관이 파손된 후 폭발하는 바람에 마을주민 4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울산~대구 88㎞ 구간의 SK에너지 송유관 1개와 대한송유관공사가 관리하는 에쓰오일의 대구~추풍령~대전~천안~성남 439㎞, 전남 여천~곡성~전주~대전~천안~성남 461㎞ 등 2개 남북송유관이 있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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