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환자에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산삼 침을 시술하고 거액의 치료비를 받은 한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판사는 14일 말기 암 환자들로부터 2억여원의 부당 의료비를 받은 혐의(부당이득) 등으로 기소된 한의사 박모 씨에게 징역 2년 및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높은 윤리적 의무를 지는 한의사 신분임에도, 말기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의 절박한 상태를 교묘히 이용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양방, 한방으로 분리된 의료계의 제도적 맹점을 이용해 이번 사건처럼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행태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2004년 4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위암 말기 환자 정모 씨에게 “산삼 약침을 맞으면 더 살 수 있다”며 대한약사회가 산출한 적정 기준 진료비보다 4,700여만원이 더 많은 5,600만원을 치료비로 받는 등 11명의 말기암 환자로부터 2억2,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직 연구단계에 있는 산삼 약침 요법은 효력이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현 단계에서는 말기 암 환자들에게 직접적 효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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