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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맥시멀리즘의 부활…올 봄거리가 화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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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맥시멀리즘의 부활…올 봄거리가 화사해진다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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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역사를 보면 불황기 옷차림은 더 화려해진다. 1930년대 대공황시기 여성의 옷차림이 글래머룩으로 일관한 것이나 1970년대 오일쇼크에도 꽃무늬의 히피 스타일과 에스닉(ethnicㆍ이국적 민속적)패션이 거리를 뜨겁게 달군 것은 옷차림을 통해 위로받고 싶은 여성의 심리를 대변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지만, 올해 여성들은 ‘맥시멀리즘(Maximalismㆍ장식성을 강조하는 패션)의 부활’을 통해 다소나마 위안을 얻을 듯 하다.

미니멀리즘의 자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되, 공기처럼 부드럽고 꽃잎처럼 섬세하며 자연에서 얻는 낙천성을 바탕으로 한 낭만주의 패션이 불안한 현실로부터 여성을 구원한다. 상반기 주목해야 할 유행상품을 7가지 키워드로 정리한다.

1. 온난화 패션, 또는 뉴 로맨티시즘

유행정보업체 퍼스트뷰코리아는 올 봄 유행을 대변하는 키워드로 ‘온난화 패션’ 또는 ‘뉴 로맨티시즘’을 꼽았다. 이 회사 김미영 이사는 “지구 온난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인체를 구속하지 않는 한층 가벼워진 소재와 여유로운 실루엣이 유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잠자리 날개를 연상시키는 거즈 튤 오간자, 움직임이나 바람에 자연스럽게 나부끼는 유연한 실크 등의 소재가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허리선은 여전히 강조되지만, 전반적으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신체의 선을 드러내주는 실루엣은 현대적인 로맨틱 패션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2000년대 초기의 로맨티시즘이 장식성을 강조했다면 올해는 비치는 소재 두 가지가 겹쳐져 은은한 노출 효과를 내거나 그리스 여신을 보는 듯한 소재의 드레이핑을 강조하는 것을 통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표현한다.

2. 색채의 귀환

맥시멀리즘의 부활을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것이 색채다. 검정과 흰색 등 무채색으로 일관했던 팔레트가 꿈결같이 가벼운 소재와 만나 화사하고 낙천적인 색채의 향연을 펼쳐보인다.

삼성패션연구소 김정희 수석은 “봄의 화사함을 물씬 풍기는 다채로운 색상들, 특히 노랑과 오렌지, 올리브 그린, 터키쉬 블루 등 노랑을 중심으로 한 트로피컬 색상의 다채로운 변주에 주목할 것”을 요구했다. 스타일 연출에서는 상하의를 같은 색으로 입거나, 같은 색 계열로 맞추는 것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3. 꽃, 그리고 모든 무늬

봄의 대표적인 문양인 꽃무늬가 다시 한번 위력을 발휘한다. 종이접기처럼 니트 탑이나 원피스 소재를 그대로 접어 꽃을 만들어 붙인 원 포인트 형식부터 치마나 셔츠 밑단을 빙 둘러가며 장식한 꽃무늬, 의상 전체에 물감을 흩뿌리거나 붓으로 거칠게 그린 듯한 꽃무늬 등 다채로운 꽃 문양이 인기를 끌 전망. 꽃 외에도 체크나 페이즐리, 추상적인 그래픽 패턴 등 모든 무늬가 총출동한다. 올 봄 시폰이나 실크 등 섬세한 소재를 화려한 무늬로 뒤덮은 아이템 한 두개쯤은 필수다.

4. 도시의 보헤미안

반전과 평화를 외치며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꾸었던 1970년대 히피 스타일이 자연회귀의 낙천주의를 대변하며 다시 등장했다. 단, 복고적인 감성보다는 미래적이고 젊은 감성에 초점을 맞춰 간결하면서 세련되게 제안된다. 몸을 타고 흐르는 듯한 시폰 소재와 패치워크(조각보) 디테일이 중시된다.

길이는 초미니와 발목까지 오는 맥시 길이가 공존한다. 무릎 아래 종아리 부위가 넓게 퍼지는 나팔바지나 파자마를 입은 듯 발목까지 좁고 길게 내려온 셔츠 드레스, 짧은 사다리꼴 미니드레스, 챙이 넓은 모자 등이 유행상품으로 떠오른다.

5. 눈속임 혹은 위트

영화배우 장미희씨가 모 영화제에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마틴 마지엘라의 브래지어드레스에서 보듯, 1930년대 초현실주의 패션의 대명사인 엘자 스키아파렐리에 대한 패션계의 애정은 여전하다.

그녀가 패션에 최초로 도입한 트롱프뢰이유(tromp-l’oeilㆍ착시현상 또는 눈속임 기법) 디테일과 초현실주의적 모티프가 옷부터 구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선보이며 재미를 더한다. 두 장을 겹쳐 입은 듯한 착시효과를 내는 블라우스, 굽이 신발 바닥에 달린 구두, 고양이 귀가 달린 모자, 작은 백을 하나 더 덧붙인 토트백에 이르기까지 ‘패션은 즐거움이어야 한다.’

6. 패션 스카프

한동안 옷장을 지키던 사각 실크 스카프가 다시 유행의 중심부로 떠오른다. 꽃무늬나 페이즐리, 다양한 야생동물 등 이국적인 모티프를 담은 것들이나 일러스트와 줄무늬가 곁들여진 현대적인 느낌의 것들까지 다양한 실크 스카프가 옷차림에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해낼 전망. 스카프는 넓적하게 접어 목을 감는 형태나 꼬아서 일종의 나비 넥타이처럼 목에 가깝게 둘러매는 것이 연출 포인트다.

7. 가방은 작게, 구두는 높게

소재와 색상, 스타일 모든 면에서 공기처럼 가볍게 떠다니는 듯한 옷차림이 유행하면서 한동안 ‘집 나都?’ 소리를 들을 만큼 커졌던 가방이 자연스럽게 작아지는 추세.

구두는 로맨틱한 감성에 맞춰 여성미를 부각하는 하이힐이 인기를 얻으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스틸레토 힐(stilleto heels)도 새롭게 등장한다. 샌들의 발등에 끈이나 장식을 첨가해 포인트를 준 것도 특징적이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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