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 군부가 지난해 11월 미 항공모함 키티호크 호에 대한 중국측의 홍콩 기항 거부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티모시 키팅 미 태평양 사령관이 중국을 방문, 양안 관계와 키티호크 호 기항 거부 사건 등을 논의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14일 양제츠 외교부장이 키팅 사령관을 만나 미국이 양안 관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양 부장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해 온 미국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중미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대만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키팅 사령관은 대만해협 양안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중국 장교들을 미국 사관학교에 유학하도록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키팅 사령관은 이어 궈보슝(郭伯雄) 중앙 군사위 부주석 등 중국 군 고위 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중국측의 군비 증강과 투명성 제고 등을 심도 깊게 논의했다. 특히 대만해협 문제와 관련, 키팅 사령관은 중국이 대만을 목표로 배치한 900여기의 미사일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키팅 사령관의 방중 목적은 기항 거부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듣고 중국 군부의 정책 결정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지난해 3월 취임한 키팅 사령관이 두달 후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8개월 만에 재차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것”이라며 “미국이 기항 거부 사건에 대한 중국의 진의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의 방중은 미중 군부간 협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하순 미국은 키티호크 승무원들이 추수감사절을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중국측에 홍콩 정박을 요청했지만 중국이 거절,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나서 중국측에 항의했다.
이영섭 특파원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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