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쉽게 역전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소니오픈에서 17번홀까지 최경주를 2타차로 추격했지만 결국 3타차로 뒤져 역전에 실패, 2위를 차지한 로리 사바티니(남아공)는 먼저 경기를 끝낸 뒤 중계를 맡은 방송 캐스터가 추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정신력이 무섭다는 것이다.
최경주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경주가 PGA투어에서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물론 2005년부터 4시즌 연속 승리를 거둔 것은 PGA에서도 흔하지 않다. 현역선수 중 4시즌 이상 연속 우승을 거둔 선수는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이상 미국), 비제이 싱(피지) 4명뿐. 최경주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연승 ‘빅4’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4시즌 연속 우승은 기량과 정신력 등에서 최정상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여기에는 최경주의 끈기와 노력,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승부사 기질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최경주는 이날 강한 바람 때문에 고전했지만 초반 위기를 정교한 퍼팅으로 넘겼다. 후반에는 사바티니에 2타차로 쫓기기도 했지만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관리 능력과 흔들림없는 정신력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완성한 최경주는 최종일 선두로 나선 4번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우즈와 닮은 꼴의 ‘역전불허’의 명성도 쌓아갔다.
정동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