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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체코, 美MD계획 '뒤늦은 발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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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체코, 美MD계획 '뒤늦은 발뺌'

입력
2008.01.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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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와 체코에 동유럽 미사일 방어(MD) 기지를 건설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그간 자국 내 미사일 요격 기지 건설에 협조적이던 폴란드 정부가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고 체코에서도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미국이 제안한 미사일 요격 기지 건설에 대해 폴란드의 안전을 보장해준다는 조건으로 수락한다”면서 조건부 협력 의사를 명백히 했다. 겉보기에는 수락의 표현이지만 미국이 폴란드에 대한 경제 지원 등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기지건설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그는 전날에는 “미사일 요격 기지는 미국을 위한 것이지 폴란드를 위한 것이 아니다”며 보다 직접적으로 미국의 MD 기지 건설 계획에 이의를 달 수 있음을 암시했다. 폴란드는 자국 내 미사일 요격 기지 설치를 놓고 미국과 협상을 해왔으며 투스크 총리가 이번에 조건부 수락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총리에 새로 취임한 투스크 총리는 전임 정권과는 달리 미국이 자국에 미사일 요격 기지를 설치하려는 계획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해왔다. 투스크 총리는 자국 내 미사일 요격 기지 건설에 대해 러시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하면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폴란드는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한 이후 이라크에 병력을 파병하는 등 외교, 군사 정책에서 미국과 강력한 동맹을 형성해왔다. 2004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한 이후에는 미군과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등 군사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2006년 초 이란과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한다는 명분으로 폴란드에 미사일 요격 기지를, 체코에는 레이더 기지를 설치하는 방안을 공식 제의했으며 양국은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투스크 총리는 지난해 말 총선 선거 운동 과정에서 자주 외교를 내세우면서 이라크 주둔 폴란드 병력의 철수와 미국의 MD 요격 기지 설치에 대한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투스크 총리의 입장 표명은 체코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체코의 야권과 일부 언론은 자국에 MD 레이더 기지 설치가 테러 위협을 불러 올 수 있다며 국민 투표를 주장해왔으며 체코 정부는 여론을 간신히 잠재웠다. 전문가들은 체코 정부가 여론을 등에 업고 미국측에 경제 지원 등 보다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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