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과 국내 잔류를 놓고 한달 넘게 줄다리기를 했던 자유계약선수(FA) 김동주(32)가 결국 친정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동주는 14일 잠실구장내 두산 구단 사무실에서 김태룡 운영홍보부문장과 2시간30분 동안 협상을 벌인 끝에 계약기간 1년에 계약금 없이 총액 9억원(연봉 7억원, 옵션 2억원)에 계약했다.
두산은 4년 최대 50억원 선의 조건을 제시했으나 김동주는 “평가를 다시 받아 1년 후 해외 진출을 노리고 싶다”며 1년 계약을 요청, 구단이 받아들였다. 7억원은 삼성 심정수(7억5,000만원)에 이어 양준혁(삼성)과 함께 올해 연봉 랭킹 공동 2위.
김동주는 계약서에 사인한 뒤 “그동안 계약 문제로 감독님과 팀, 팬 여러분의 속을 태워 죄송하다. 일본 진출의 꿈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도 계약을 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되도록 빨리 전지훈련에 참가해 동료들과 땀을 흘리고 싶다. 올해는 반드시 팬들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겨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주는 지난 1998년 OB(두산 전신)에 입단한 뒤 10년 통산 타율 3할1푼1리에 196홈런 729타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간판타자로 활약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두산은 FA 자격을 획득한 김동주에게 4년 최대 62억원의 최고 대우를 약속했으나 일본에 눈을 돌린 김동주는 이를 거절했다. 협상이 계속 미뤄지자 두산은 지난달 말 기존 제시 조건을 철회하며 김동주를 압박했다.
김동주는 지난 6일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요코하마와의 협상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으나 결렬되는 바람에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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