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부동산가격 안정이 통화정책의 목표가 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전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가 "부동산 투기는 세계 어디서나 과잉 유동성에서 비롯되며 이는 통화정책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언급에 대해 미묘한 시각차를 노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종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부동산 가격을 정책 목표로 삼는다든가, 이를 기계적으로 통화정책에 연결시키는 건 아니고 참고만 한다"며 "어느 나라도 부동산가격을 직접적 정책목표로 삼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 총재는 "새 정부의 경제성장 정책방향과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기본과는 상충하지 않는다"면서도 한은의 독립성 문제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새 정부가 한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게 좋은 경제정책을 펴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립성 훼손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최종 결정은 7인의 금통위원이 어떻게 합의된 의사를 도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독립성만 강조하고 통화정책 실패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중앙은행에 대한 통제와 견제는 국회 보고, 감사원 감사, 각종 보고서 발표 등을 통해 다원적이고 복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누군가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될 성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은도 정부 조직 중 하나'라는 인수위의 문제의식에 대해 "대한민국 경제가 잘 되도록 행동하고 판단한다는 점에선 넓은 의미의 정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열린 금통위는 이달 콜금리 운용목표를 현재 수준인 연 5.0%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콜금리는 다섯 달 연속 동결상태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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