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학들이 이르면 2009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등급제 개선을 전제로 정시모집 논술고사 폐지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당사자인 ‘예비 고3’ 학생들은 혼란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입시제도가 또 바뀌냐”는 반응 속에 “지금까지 공부한 논술은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P논술학원 강의를 마친 세화여고 2학년 이모(18)양은 “대학 입시 제도가 많이 바뀐다고 해서 불안한데 꾸준히 준비해 온 논술까지 폐지 운운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S논술학원을 6개월째 다니고 있다는 김모(18ㆍ휘문고 2년)군은 “1점 차이로 등급이 갈리는 수능등급제는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논술은 단기간에 성적이 오르는 게 아니어서 친구들 대부분 1년 가량 학원을 다녔는데 다들 ‘헛고생 하는 꼴’이라며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논술 학원들도 저마다 유·불리를 따지느라 분주했다. 한 논술학원 상담실장은 “수능 변별력을 높여 사교육비를 줄이려는 새 정부의 입시정책과 좀더 좋은 학생들을 뽑으려는 대학들의 생각도 이해한다”며 “하지만 논술고사 폐지 등 수험생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는 민감한 사안을 불쑥불쑥 내던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하이논술 김호진(38) 대표는 “수능등급제와 논술고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논술을 준비한 학생이나 아닌 학생들 모두 당분간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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