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7대 총선 당시 5선 이상 원로ㆍ중진 의원 10여명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치를 접었다. 하지만 이번 4월 18대 총선에서는 다선(多選)의 정치권 '올드보이'를 대부분 그대로 볼 것 같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을 막론하고 원로들이 의원 자리에 또 한 번 도전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당의 경우 6일 3선 중진 김한길 의원의 정계 은퇴 선언으로 총선 불출마 도미노 현상이 예상돼 왔다. 특히 대선 참패 이후 참여정부 국회 열린우리당 고위직 출신 의원에 대한 퇴진 여론이 거세져 용퇴 압력이 상당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그런 압박이 무색한 상황이다.
신당 내 최다선인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7선 도전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 6일 지역구인 전북 정읍에서 측근들과 등산을 하는 등 지역구 다지기에 나섰다.
4선의 이용희 국회 부의장은 올해 77세의 고령을 무릅쓰고 출마를 기정사실화했고, 역시 신당 몫 국회 부의장을 지낸 5선의 김덕규 의원도 지역구를 다지고 있다.
또 대선후보로 나섰던 이해찬 전 총리(5선)도 '한나라당 압승 저지'를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졌다. 임채정 국회의장(4선)은 "후진에게 길을 터줘야 한다" "당선 가능성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나서야 한다"는 주변의 논리가 맞서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다.
한나라당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명박 당선인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5선)은 용퇴 뜻을 밝히다 주변의 만류로 출마 쪽으로 돌아섰다. 올해 73세라는 나이가 부담이지만 "합리적 성품을 바탕으로 당내 문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득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 당선인과 함께 대선 기간 주요 현안을 논의했던 6인회의 멤버로 역시 5선인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 김덕룡 의원도 일찌감치 출마를 결정했다. 두 사람 모두 국회의장 자리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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