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없는 루머·루머… 모두 헛소문?와병설? 병원 진료기록 없어부산 칩거설? 원래 부산이 집절에 머물며 가끔 이태원 쇼핑?지인 "방문은 커녕 연락도 없다"
가수 나훈아가 잠적한 지 1년.
잠잠해질 만도 한데 그를 둘러싼 의혹은 한층 증폭되고 있다. 이혼설 외도설로 시작된 각종 소문은 도피설 와병설 야쿠자 협박설로 이어지며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나훈아가 미국에 머물고 있다는 최측근의 주장(스포츠한국 11일자 단독 보도)이 제기됐다. 나훈아의 측근인 공연기획사 콘서트랜드의 노현창 대표는 “와병설 이혼설 등 모두 사실이 아니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다. 무대를 통해 돌아오면 의문이 풀릴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루머 속에 나훈아 본인을 통해 확인되지 않는 내용은 또 하나의 루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스포츠한국 취재진은 나훈아 잠적과 관련된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11일, 부산을 찾았다.
#루머1 : 나훈아가 야쿠자에게 폭행 당한 후 부산의 모 병원에 입원했다?
11일 오전 나훈아가 입원했다가 주장이 제기된 부산 금정구 남산동의 한 병원을 찾았다. 1층 접수대 번호표를 뽑아 들었다. 비뇨기과에 접수를 하는 척하다 접수대 직원을 슬쩍 떠봤다. “여기에 나훈아가 치료 받았다면서요?” 접수대 직원은 “아휴, 소문만 있지. 직접 본 사람은 못봤어요. 저도 궁금하네요”라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통원치료를 하는 환자들에게도 몇 마디 물었지만 성과가 없었다. 희한하게도 모든 이들이 소문을 알고 있었지만 실체는 아닐 것 같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결국 무작정 병원의 업무를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을 찾았다. 병원에서 환자 기록을 알아낸다는 게 사실상 어려운 일이지만 에둘러 취재할 필요가 더 이상 없어서다. 서울서 취재차 방문했다는 얘기에 H주임은 대번에 “나훈아씨 때문에 오셨어요”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귀가 쫑긋해졌다. 이어지는 대답은 실망스러웠다. “왜 그런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어요.”
H주임은 그 자리에서 응급실 수간호사 및 관련 업무 담당자와 통화를 했다. ‘나훈아’라는 예명 외에 ‘최홍기’라는 본명으로 컴퓨터 검색을 해봤지만 나훈아의 진료 기록은 나타나지 않았다. 병원기록을 알아보는 게 허락되지 않지만 사실이 아닌 소문을 내버려두면 나훈아가 괜한 피해를 받지 않을까 염려돼 확실하게 알려준다는 설명이었다.
H주임은 “일부러 알려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우리도 답답하죠.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어제(10일)도 취재진이 다녀갔어요. 병원 안에서도 소문이 빨라요. 진짜 진료를 받았다면 이미 확인이 됐을 겁니다”고 말했다. 부산의 일부 매체는 취재진을 파견해 이미 이 병원의 비뇨기과 등을 찾았다는 말도 슬쩍 내비쳤다.
기획조정실을 나서며 아쉬운 마음을 들었다. 결국 소문이었다는 병원 관계자들의 말만 확인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루머 2: 나훈아가 조직폭력배의 보호를 받으며 부산에 칩거 중이다?
스포츠한국이 이어 발길을 돌린 곳은 나훈아가 목격됐다는 소문이 난 해운대 수영만. 지난해 나훈아가 잠적한 뒤 지난해 중순부터 인근에서 그를 봤다는 얘기가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회자됐다.
그 가운데 해운대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A 주상복합 건물을 찾았다. A 건물 1층 편의점을 찾아 들어갔다. 직원은 의외의 말을 했다. 바로 A 건물에 부산이 고향인 나훈아가 집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해줬다. “제가 이 건물에 살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들어요. 지난해 잠적설이 난 이후 나훈아를 봤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어요. 누군가 나훈아를 봤다면 금세 소문이 났겠죠.”
건물 주변을 살피다 관리 업무 담당자 한 명을 만날 수 있었다. 들려준 답변은 대동소이했다. “원래 부인의 모습도 가끔 보였어요.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죠. 조직폭력배요? 소문이야, 엄청 많이 들었죠. 지금은 그 집 비어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취재 결과 나훈아의 부산 칩거설은 그가 당초 부산에 근거지를 갖고 있는 게 오해를 낳은 게 아닌가 추측할 수 밖에 없었다. 나훈아 같은 대스타라면 의례 서울 강남에 집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일 터. 실제로 대부분의 부산 시민들 역시 이 같은 추측 아래 그가 부산에 머문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 때문에 이미 부산 경찰 관계자들이 부산에 거점을 두고 있는 조직관계자들에게 나훈아와 관련된 소문의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머3 : 절에 칩거하고 있다?
나훈아와 관련된 또 다른 소문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절에 은거한다는 소문이다. 이와 함께 가끔 절에서 내려와 이태원 등에서 지인들을 몰래 만난다는 소문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그가 칩거하는 절로 경남 양산의 통도사 등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나훈아를 직접 만난 서울 이태원 D 옷가게 주인과 통화를 시도했다.(스포츠한국 2007년 4월20일자 단독보도) D 옷가게의 사장은 “지난해 4월 이후 나훈아가 단 한 차례도 방문한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지도 않는다. 무성한 소문만 들릴 뿐 실체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쇼핑을 하러 방문했다는 소문도 있는데 뜬금없이 퍼지는 것이어서 그런가보다 할 정도다”고 말했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속담이 있다. 말 그대로 소문은 소문일 뿐인 것일까. 나훈아는 왜 자신의 입으로 근황을 밝히지 않는 것일까. 그 역시 입에 담지 못할 별의별 소문의 당사자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분명 나훈아가 말을 아끼고 있는 이유는 있을 터이다.
팬들은 밝고 건강한 모습의 나훈아를 기다리고 있다.
부산=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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