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남(68) SK텔레콤 부회장이 43년 샐러리맨 인생을 마감하고 물러난다.
10일 SK그룹에 따르면 최근 사의를 표명한 조 부회장이 SK텔레콤 고문으로 일선 퇴진한다. SK 관계자는 “조 부회장이 지난해에도 그만 두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혀 최태원 회장이 계속 만류했으나 올해는 본인 의지가 강하다”며 “3월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초 조 부회장은 그룹에서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등 그룹 복지 업무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업무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고문직만 맡기로 했다.
공석이 된 SK텔레콤 부회장 자리는 그대로 비워둘 전망이다. SK 측은 “이번에 소사장제(CIC)를 도입하면서 김신배 대표이사 등 4명의 사장이 있기 때문에 굳이 부회장을 선임할 필요가 없다”며 “SK텔레콤은 부회장이 없는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정통 SK그룹이 아닌 피합병 법인(대한석유공사) 출신으로 사원에서 부회장까지 오른 샐러리맨의 신화 같은 존재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 SK에너지의 전신인 유공에 사원으로 입사해 SK텔레콤 부회장까지 43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다. 98년 SK텔레콤 사장, 2000년 SK텔레콤 부회장 등 11년을 경영인으로 보냈다.
조 부회장의 성공비결은 조직을 아우르는 카리스마와 이동통신 도입 등 뛰어난 사업 추진력이다. 술을 일체 마시지 않고 오후 6시면 정확히 퇴근하는 그는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고 직원들을 챙겨 최 회장과 그룹의 존경을 받아왔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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