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영호 (영남일보) VS ● 홍성지 (신성건설)
<장면 1> 신성건설이 첫 날 두 판을 내리 이겨 기세를 올렸지만 둘쨋 날 영남일보가 김지석의 활약으로 바로 한 판을 만회했기 때문에 이번 제4국이 1차전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물론 신성건설이 이기면 여기서 끝이지만 만일 영남일보가 이긴다면 2대2가 돼서 마지막 승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장면>
밤 9시에 시작된 제4국은 두 선수가 서로 속기 경쟁이라도 하듯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 초반에 우하귀에서 흔히 보기 힘든 변형 정석이 등장한 후 계속 이어진 전투에서 흑을 쥔 홍성지가 허영호의 기세에 약간 밀린 듯한 모습이다.
그래서 중반 무렵까지는 백의 우세로 흘러 갔다. 한국바둑리그에서는 초읽기에 몰린 상태에서 시간 연장책으로 둔 수가 화근이 돼서 승부가 뒤집힌 경우가 많았는데 이 바둑에서도 똑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홍성지가 흑3으로 끊어서 반격의 기회를 노렸을 때 허영호가 백4, 6을 선수한 다음 초읽기에 몰렸다. 그런데 시간 연장을 위해서 갑자기 백8로 손을 돌린 게 거의 패착이다. 이 수로는 알기 쉽게 <참고도> 처럼 회돌이친 다음 9로 지켜두는 게 정수로 그랬으면 백이 계속 우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8 … △) 참고도>
실전에서 홍성지가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흑9, 11을 선수한 다음 13으로 호구 치자 우상귀가 몽땅 잡혀 버렸다. 참고도와 비교하면 엄청난 손해다. 이래서 순식간에 형세가 뒤집혔다.
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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