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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폐합 거론 부처 '살아남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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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폐합 거론 부처 '살아남기' 안간힘

입력
2008.01.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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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정통부 등 "존속 필요" 신문에 광고… 장관이 인수위 비판도관련 이익단체 "폐지 찬성땐 낙선운동"… 의원들 고강도 압박인수위선… 관련 부처서 전화오면 "선약 있다" 몸조심

“폐지 거론 부처 간부한테서 식사라도 하자고 연락이 오면 무조건 ‘선약이 있다’고 거부한다.”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자문위원직을 맡고 있는 한 교수의 얘기다. 자칫 구설수에 오를까 싶어서다. 그는 “이명박 당선인의 단호한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인수위 관계자들 모두 극도로 몸조심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부처의 생존 로비가 치열하다. 읍소에서부터 반(半) 협박까지 행태도 다양하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의 키를 쥐고 있는 범 여권 인사들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급기야 인수위는 9일 이 같은 행태를 ‘부처 이기주의’로 규정하며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김형오 부위원장은 “정부 부처가 조직적인 활동이나 구체적인 로비를 하는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며 “시대적 요구를 거꾸로 흐르게 하는 구태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부조직 개편은 시대적 요구이자 국민의 요청”이라며 “공무원들은 부처의 공복이 아니라 국민의 공복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수위 안팎에서는 존폐 논란에 휩싸인 부처 공무원들이 직접 인수위를 찾아오거나 인수위 핵심관계자들의 지인을 통해 로비를 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한 인수위원은 “평소 친분이 있는 여성계 인사와 식사를 했는데 시종일관 여성가족부 존폐 문제를 얘기해 무척 불편했다”고 말했다. 한 인수위 전문위원도 “한 정보통신부 간부가 IT기업들의 의견이라며 문건을 하나 주면서 회의 때 반영해달라고 해서 정중히 거절했다”고 전했다.

의원들에 대한 압박도 상당하다. 국회 과기정위 소속인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관련 이익단체나 협회에서 정통부가 폐지되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한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신당의 한 초선 의원도 “여성부를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찬성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조차 “요새 해수부와 정통부 존폐가 논의되고 있는데 이들 부처는 본인의 소속 상임위였으며 지역구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심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토로할 정도다.

해수부와 정통부는 최근 산하단체와 각종 협회, 관련업계 등까지 망라돼 신문광고 게재, 성명 발표, 집회 등의 방식으로 부처 존속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해수부는 강무현 장관이 직접 총대를 멨다. 7일 해양수산가족 신년회 직후 ‘해수부 폐지 반대 1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하더니 이날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인수위의 방침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여성부는 부처 공무원들을 대신해 여성계가 전면에 나섰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원 50여명은 이날 인수위가 들어선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앞에서 집회를 가졌고, 한국여성단체연합 간부들도 전날 대통합민주신당 이미경ㆍ이은영 의원,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등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통일부는 신당과 민주당 등 남북관계를 중시하는 범 여권에게 SOS를 쳤다. 범 여권이 동의하지 않으면 정부조직법 개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요청하진 않았지만 간부들이 개별적으로 만났을 것”이라며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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