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서양식 극장인 원각사가 설립 100년을 맞았다. 1908년 개관해 1914년 불타 없어진 원각사는 판소리와 창극 등이 올려졌던 곳으로, 신연극의 효시인 이인직의 <은세계> 역시 이곳에서 태어났다. 은세계>
원각사의 후신인 정동극장은 원각사 설립 100주년 기념 공연의 첫번째로 11~26일 ‘정동 명인뎐’을 마련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 14명을 포함해 춤과 소리, 악기의 명인 80명이 총출동하는 무대다.
‘창극의 탄생’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11, 12일 공연에서는 판소리 다섯마당의 주요 대목을 무형문화재 보유자인 성우향 성창순 송순섭 박송희 남해성이 선보인다. 왕기석 유수정 등 국립창극단 주역들은 <흥보가> 중 ‘화초장’, <심청가> 중 ‘뺑파전’ 등 단막 창극을 보여준다. 심청가> 흥보가>
18, 19일 공연은 여성과 남성 춤꾼을 한 곳에 모은 ‘안팎의 우리춤’이다. 고성오광대 보유자인 이윤석의 덧배기춤은 남자들이 마당에서 추는 활달한 춤이고, 윤미라가 추는 달구벌입춤은 다소곳하고 은근한 교방놀이춤이다. 이밖에 김운선의 도살풀이춤, 채상묵의 승무, 임이조의 한량무, 하용부의 밀양북춤이 이어진다.
25, 26일의 ‘소리와 악기’는 명인들의 산조 연주와 각 지방의 소리가 어우러지는 공연이다. 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보유자 문재숙, 대금산조 보유자 이생강, 거문고산조 보유자 김영재가 출연하고, 철원 지역 화전민들이 콩농사를 지으며 부르던 강원소리 들소리를 비롯해 서도소리 배뱅이굿, 남도소리 진도들노래, 경기소리 긴 아리랑 등도 들을 수 있다.
정동극장은 6월에는 전통 분야의 젊은 예술가들이 꾸미는 ‘아트 프런티어’, 10월에는 <은세계> 공연으로 원각사 100주년을 기념한다. (02) 751-1500 은세계>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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