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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게 상위권 조이는 '소심한 금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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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게 상위권 조이는 '소심한 금호씨'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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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편하게 혼내지도 못해요. 큰소리 한번 내면 어찌나 풀이 죽는지.”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를 믿는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특성은 ‘소심한 A형’이다. 좋게 말하자면 항상 신중하고 꼼꼼하며 작은 일도 절대 지나치지 않고 배려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는 혈액형이 바로 A형이다.

그래서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의 이상윤 감독은 항상 조심스럽다. 금호생명 전체 선수단은 모두 16명. 그 중 무려 11명이 ‘소심한 A형’이다. 우리 국민 신한 등 은행팀들이 각각 5명의 A형 선수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과 신세계에는 A형 선수가 4명에 불과하다. 이와 비교해 본다면 한 팀에 A형이 11명이라는 사실은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더구나 이번에 입단한 신인 2명이 모두 O형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전력 14명 가운데 신정자(B형) 김선혜, 마리아 브라운(이상 AB형)을 제외한 전선수가 A형인 셈이다.

이 감독은 “한번 혼을 내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져요. 그런 선수들의 어깨를 B형인 신정자가 다독이며 사기를 북돋워주곤 하죠”라며 웃었다. 이 감독은 이어 “혼내기도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오히려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라며 “자기자신보다는 동료를 먼저 배려해주는 A형들의 사려 깊은 마음씨는 팀워크에 도움이 많이 되죠”라고 말했다.

금호생명은 시즌 개막 전 해병대 훈련과 강원도 워크숍 등을 통해 가족보다도 끈끈한 팀워크를 다졌다. 이를 바탕으로 올시즌 내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신한은행, 삼성생명 등 ‘우승후보’를 위협할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11명의 ‘소심 공주’들이 모여 있는 금호생명.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이 감독의 지시에 따라 한마음으로 똘똘 뭉친 ‘소심한 A형’들의 위력은 한겨울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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