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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김준기 회장 '깜짝 은퇴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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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김준기 회장 '깜짝 은퇴발언'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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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를 더할 생각이 없다.”

1969년1월 미륭건설(구 동부건설)을 창업한 이래 40년간 CEO를 맡아온 김준기(63) 동부그룹 회장이 10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모친인 고(故) 하정임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깜짝발언’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회장은 “CEO를 40년간 했으면 많이 하지 않았나. 이젠 은퇴해야지…”란 말도 덧붙였다.

동부그룹측은 11일 즉각 진화작업에 나섰다. 경영일선 퇴진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의 발언이 경영 2선으로 물러나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며 “최근 대내외적 경영상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김 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김 회장은 장남 남호(33)씨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남호씨는 현재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를 밟고 있는데, 지난해 김 회장에게서 동부CNI지분 11%를 증여 받은 등 이미 동부화재와 동부정밀화학, 동부증권 등 주요 계열사 최대주주로 올라있다.

김 회장은 현재 2조원에 달하는 동부하이텍(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 합병법인)의 부실을 털어내고 반도체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또 지난해 시작한 동부제강의 제철사업에 필요한 6,000억원의 투자자금도 확보해야 할 입장이다. 이날 깜짝 은퇴발언은 실제 ‘퇴진’은 아니더라도, 그만큼 김 회장의 심적 부담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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