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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우리가 달린다] ⑩ 남자체조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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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우리가 달린다] ⑩ 남자체조 김대은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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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올림픽을 212일 앞둔 지난 9일.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산실’ 태릉선수촌에서는 2008년 국가대표선수 훈련개시식이 열렸다.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과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은 식사와 치사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취약종목의 약진을 당부했다. “수영의 박태환과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가 해냈듯 여러분들도 충분히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남자기계체조대표팀 김대은(24ㆍ전남도청)의 눈빛이 반짝였다.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기억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였다.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쾌거

김대은은 지난해 9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세계체조선수권대회 평행봉에서 16.25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99년 이주형(현 국가대표팀 감독)이 중국 톈진 세계선수권에서 1위에 오른 뒤 8년 만에 캐낸 금맥이었다. 하지만 박태환의 세계선수권 금메달, 김연아의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만큼 세간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국민들이 바라는 건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이보다 앞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김대은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당시 김대은은 한국 체조 사상 처음으로 개인종합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그렇지만 김대은의 은메달은 선배 양태영(포스코건설)이 따낸 ‘비운의 동메달’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양태영이 심판의 오심으로 폴햄(미국)에게 금메달을 뺏긴 까닭에 국민적 관심은 온통 그쪽으로 쏠렸다.

무명에서 주연으로

약관에 불과했던 김대은이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수확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전남 영광 중앙초등학교 3학년 시절인 94년 처음 체조에 입문한 김대은은 2001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4년 첫 올림픽 출전인 만큼 팀에서 그에게 기대하는 건 그저 단체전에서의 선전뿐이었다. 당시 윤창선 대표팀 감독은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연 등극의 기쁨도 잠시, 김대은은 아테네올림픽 직후 오른 어깨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으로 약 8개월 동안 원치 않는 휴식을 취해야 했다. 하지만 김대은은 한 번 올라간 자리에서 맥없이 내려올 수 없었다. 김대은은 부상으로 신음하면서도 틈틈이 가벼운 운동으로 긴장을 풀지 않았고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을 3개월 앞두고 집중훈련으로 기어이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획득,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베이징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려라

체조대표팀의 베이징올림픽 목표는 종목별 금메달 1개, 단체전 동메달 1개다. 금메달을 노리는 종목은 역시 평행봉. ‘평행봉 삼총사’로 불리는 김대은 양태영 유원철(포스코건설)이 대등한 실력을 뽐내며 꿈을 향해 비지땀을 쏟고 있다. 셋 중에서도 지난해 세계선수권 제패로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김대은에게 거는 기대가 가장 클 수밖에 없다.

이주형 감독은 “중국이 우리보다 스타트 밸류(시작 점수)가 높아 같은 연기를 펼치고도 총점에서 뒤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남은 기간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 스타트 밸류를 높이고 감점 요인을 줄이는 데 노력한다면 (김)대은이가 큰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조는 기술의 난도에 따라 선수마다 스타트 밸류를 정해 연기에 나선 뒤 감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대은의 평행봉 스타트 밸류는 16.8점으로 중국 선수들에 비해 0.2~0.3점 정도 뒤져있다.

김대은은 현재 태릉선수촌 체조장에서 오전 1시간30분, 오후 4시간씩 진행되는 강훈련을 꼬박꼬박 소화하고 있다. 김대은은 “세계선수권 우승 이후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평행봉뿐 아니라 안마와 도마 종목도 꾸준히 훈련하고 있어 내심 개인종합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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