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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나 몰라라' 야구단 방치는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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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나 몰라라' 야구단 방치는 직무유기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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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다.

현대 야구단이 이렇게까지 ‘천덕꾸러기’가 된 근본적인 이유는 현대 자신에게 있다. 나 자신도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 마당에 남의 도움이나 손길을 기대하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였다.

2006년 현대 야구단의 연간 운영비 180억원을 보면 현대ㆍKIA자동차그룹에서 80억원, 현대그룹에서 40억원, 현대해상화재보험에서 40억원(광고비 명목)이 세 축이었다. 나머지는 입장수입, 범 현대가(家)의 십시일반으로 채웠다.

그러나 지난해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에서 난색을 표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현대그룹은 “그룹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야구단 지원이 어렵다”면서 발을 뺐다. 그러자 ‘사촌격’인 현대ㆍKIA자동차와 현대해상화재보험도 한 발짝 물러났다.

이미 지난달 26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응급조치가 발동된 현대 야구단은 오는 20일까지 새로운 인수주체를 구하거나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해체수순을 밟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범 현대가가 나서지 않는다면 방법이 없다.

농협중앙회, STX에 이어 KT와의 협상마저 실패한 KBO와 현대 야구단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한 현대가가 나서야 한다. KBO 신상우 총재는 현대차그룹, 현대해상화재보험, 현대그룹을 만나 야구단 회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현대가도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할 게 아니라 야구단 회생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한 현대 관계자는 “기업의 여러 역할 중 사회공헌도 무시할 수 없는 덕목이다. 현대라는 간판을 단 기업 중 최근 부도가 나거나 망한 기업이 없는데도 다들 ‘나 몰라라’는 식으로 야구단을 방치하는 것도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와 현대해상화재보험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태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대그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현대그룹 관계자는 “(야구단 지원은) 이미 끝난 일이다. 자꾸 그 문제를 다시 언급하다 보니 신경만 쓰인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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