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청사 문화공간으로 변신… 주민에 인기
“시청이 아니라 콘서트홀에 온 것 같아요.”
9일 점심시간 부산시청 1층 로비. 부산시립교향악단 여성9중주의 감미로운 선율이 흘러나왔다. 지나던 시민들과 어린이들과 점심식사를 마친 공무원들이 음악을 감상했다. 부산시가 연산동 청사 이전 10주년을 맞아 처음 개최한 쌈지음악회였다.
지방자치단체 청사가 콘서트장과 전시장 등으로 활용되며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가 평소 딱딱하고 삭막한 분위기를 바꿔줌으로써 민원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부산시는 매월 2ㆍ4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시청사 로비에서 쌈지음악회와 같은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를 열기로 했다. 시는 시립예술단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과 직장의 음악동호회를 공연에 참여시키고 간이무대와 음향시설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희망 단체들이 많으면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봄, 가을에는 야외광장에서도 테마공연을 열기로 했다.
부산시는 또 시청 로비에 유명 작가들의 그림과 조각 등을 전시하고 지하철과 연결되는 통로공간도 전시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대전시는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해 시청사와 주변공간을 시민의 학습 및 문화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5월 말 민간업체와 계약이 만료되는 시청 20층 레스토랑(687㎡)을 전망대와 대전홍보관으로 꾸며 개방할 계획이다.
행정자료실은 다음달 2일 52석 규모의 시민도서관으로 바뀐다. 또 대강당은 문화예술단체 및 동호회의 공연장소로, 1~4층 로비 역시 공연 및 전시, 세미나 장소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일본 도쿄(東京)도청사의 전망대와 호주 브리스번시 청사의 도서관 및 스낵바를 벤치마킹해 청사를 ‘시민의 열린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또 시청 남문광장(1만6,500㎡)과 보라매공원(3만3,000㎡)을 가르는 도로(왕복 6차로, 연장 200m)를 폐쇄하고 노천극장과 시민공원을 조성, 문화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개청한 강원 원주시 신청사도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돼 호평을 받고 있다. 2층 로비에 마련된 백운갤러리에는 15일까지 원주문화원 회원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이곳에는 벽 150여m를 따라 1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
만남의 장소인 1층 로비는 연주회장으로 활용된다. 원주시립교향악단은 개청 후 점심시간을 활용한 미니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승효(44ㆍ원주시 단계동)씨는 “친구와 민원을 보러 왔다가 뜻밖에 미술전을 관람하게 돼 즐거웠다”며 “시청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이성덕 기자 sdlee@hk.co.kr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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