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명박 당선인의 머리 속을 지배하는 화두는 총선이다. 특히 총리 인선 과정에서 내비쳐진 이 당선인의 의중은 그가 총선 승리를 위한 해법 찾기에 얼마나 골몰하고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그의 정국 구상의 출발점이 총선 승리라는 것이다.
이 당선인은 구랍 29일 박근혜 전 대표와의 만난 자리에서 총리직을 제안했다. 박 전 대표가 "당에 남겠다"고 거절의사를 밝혔지만 이 당선인 진영에선 이후에도 '박근혜 총리설'이 끊이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측은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표를 무장해제시키려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지만 이 당선인 측에선 "이 당선인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펄쩍 뛴다.
한 측근은 " '박근혜 카드'는 사실 누가 밑에서 건의한 것이 아니라 이 당선인 본인의 뜻이었다"면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정권 초기에 강력한 추동력을 얻어 총선 승리를 이루기 위해 박 전 대표 만한 카드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비록 무산은 됐지만 "이 당선인은 총선 승리를 위해 가장 매력적인 카드에 승부를 걸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충청권의 민심을 잡기 위해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에게 총리직 제안을 검토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이 당선자에게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총선 승리이지 이미 흘러간 대선 때의 불편했던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이 이 당선인의 정치적 실용주의"라고 말했다.
정종복 사무부총장은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선 원내 과반 의석 확보가 필수적이고 이것에 도움이 되는 인물을 총리로 발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당선인의 의중이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당선자의 궁극적 목표인 '경제살리기' 역시 국회에서의 우위가 확보돼야 힘을 받는다는 뜻이다.
실제 이 당선인은 새해 첫날 한나라당 신년인사회에서 첫마디부터 "대선의 압도적 승리가 4월 총선 승리로 이어져 국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내 과반 의석 확보만으로는 부족하며 170석 정도를 얻어 '안정적 과반'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이 당선인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 비서실 관계자는 "이 당선인의 정치 스타일로 볼 때 총선에서의 공천도 계파나 대선기여도가 아니라 당선 가능성이 최우선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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