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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참사, 유가족 안타까운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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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참사, 유가족 안타까운 사연들

입력
2008.01.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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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시 호법면 코리아2000 냉동물류창고 화재 참사 발생 사흘째인 9일에도 유가족들의 오열은 그치지 않았다. 항일독립운동가의 자손이 희생된 사실이 알려지는 등 40명 희생자와 가족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날 이천시청 합동분향소에서 김용진(57)씨는 아들 김 군(26)씨의 위패를 보곤 넋을 잃고 말았다. 김씨는 일제 강점기 만주에서 '한족회'와 독립군 서로군정서 대표로 활동해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김규식 선생의 외증손자다. 역시 독립운동가인 우사(尤史) 김규식(金奎植) 선생과는 동명이인이다. 김씨의 외할아버지 김성로 선생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이번에 변을 당한 아들은 2000년 입국해 2005년 국적을 얻은 김씨의 초청으로 지난달 31일 입국해 2일부터 화재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7년 만의 부자 상봉이었지만 며칠 뿐이었다. 김씨는 그런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 듯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번 참사로 김씨의 친척 김용해(28)씨와 사위 박영식(31)씨도 숨졌다. 박씨는 피붙이 7명을 잃고 절규한 재중동포 자매 중 동생 강순녀(59)씨의 아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희생자 임남수(30)씨는 하청업체인 유성ENG 대표의 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사장이 유가족과 보상 문제 등을 협의해야 할 공사업체 대표 중 한 명이어서 자식을 잃은 슬픔조차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처음으로 재만 남은 화재 참극의 현장으로 들어간 가족들은 그대로 넋을 잃었다. 아직 시신을 인도 받지 못한 대부분의 유가족들은 참담한 심경을 이기지 못했고, 오열하다 실신하기도 했다.

박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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