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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침몰화물선 실종자 11명수색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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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침몰화물선 실종자 11명수색 난항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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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20일째… 조류 불안정해 선체 인양작업 한달 넘게 걸려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화물운반선 이스턴 브라이트호가 침몰한 지 20일이 지났지만 실종 선원 11명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고 당시 선원들이 바다에 뛰어들었다면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더라도 시신은 물위로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바다에서 표류하다 발견된 선원은 단 1명도 없다. 지금까지 발견된 3명의 실종선원 시신 모두 사고 해역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새우잡이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실종된 선원들은 어디에 있을까. 실종자 수색작업 중인 여수해양경찰서는 실종 선원들이 숨진 상태로 해저에 가라 앉아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깊은 수심(67m)과 겨울날씨로 인해 선박 침몰 해역이 저수온을 유지하면서 시신의 부패가 느리게 진행돼 시신이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해경 관계자는 “지금까지 발견된 3명의 실종선원 사체 중 2구는 거의 부패되지 않았다”며 “사고 초기 선원들의 시신이 가라앉은 뒤 심해 저수온으로 부패가 더디게 진행돼 아직까지 물 위로 떠오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고 해역의 바닥이 뻘이어서 시신들이 조류에 휩쓸리다가 뻘에 묻혔거나 실종자들이 선체 내부에 갇혀 있을 수도 있다. 사고 선박이 구조요청도 못할 정도의 다급한 상황이었다면 구명조끼를 갖춰 입고 바다로 뛰어들 겨를은 없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사고 발생 시각도 새벽 4시19분으로 조타실과 기관실 근무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선실에서 깊은 잠에 빠져 사고 발생 사실조차 몰랐을 가능성도 크다.

이와 함께 실종 선원에 대한 수중 수색작업이 어려워 실종자 가족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심해 특성상 가시거리가 짧고 잠수 시간도 1회 10분을 넘기지 못해 해저와 선체 내부를 샅샅이 뒤지며 실종자 수색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심해 수색을 일시 중단할 정도로 조류까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선체인양 역시 선체의 침몰 상태로 봐 실제 인양까지는 수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 사고 선박은 수심 67m의 해저에 좌측으로 기울어진 채 선체 절반 이상이 뻘에 파묻혀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선체 인양방법으로는 선체가 파묻힌 뻘 속으로 구멍을 낸 뒤 쇠줄을 넣어 선체를 감아 끌어올리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선체가 기울어져 있어 뻘에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빠른 물살과 진동으로 2차 함몰 위험이 있는데다 크레인으로 끌어올릴 때 선체 균형잡기도 만만찮아 선체인양작업에만 최소 1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는 게 해경의 시각이다.

여수=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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