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로 판독하기 어려우면 판정을 하지 말아야지!”
도로공사 박주점 감독은 9일 천안 흥국생명전에서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흥국생명이 비디오 판정을 요구할 때까지도 여유가 넘쳤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14-19로 뒤진 3세트에 후위 공격한 공이 수비하던 임효숙의 손에 공이 맞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이용관 경기감독관은 TV 중계 화면을 반복해서 본 뒤 “터치아웃이다”고 판정했다.
박주점 감독과 임효숙은 정말순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선심이 정확하게 수비의 손에 공이 맞지 않았다고 판정을 내렸다”면서 “비디오로 판독하기 어려우면 심판의 판단을 믿어야지 TV만 보고 어설프게 판정을 뒤집으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TV 장면으로는 공의 접촉 여부를 판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은 2007~2008시즌에 비디오 판정을 전격 도입했다. 지난 시즌 심판의 오심이 많아 비난을 받았던 터라 TV 카메라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하지만 연맹은 예산 문제로 고속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은 채 TV 중계 화면을 통해 비디오 판정을 내린다. “심판의 권위를 스스로 깎지 말고 비디오가 아닌 심판에게 판정을 맡기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흥국생명은 도로공사를 3-1(27-25 25-19 19-25 25-23)로 꺾고 9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KT&G와 함께 9승1패가 됐지만 점수득실률에서 뒤져 2위에 머물렀다. 이어 열린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이 LIG손해보험을 3-0(25-20 25-22 25-19)으로 격파했다.
천안=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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