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세력 실정… 후보들 경제 공약등 닮은꼴
한국 대선이 끝난 직후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총통 후보는 “유권자 사고가 변했고 유권자들이 정부에 경제 전념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한국 대선은 대만 총통 선거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대만 정국에 ‘이명박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대만 정국이 한국의 정국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양측간 가장 큰 유사점은 집권 세력의 실정이다. 노무현 정부가 경제보다는 이념 문제에 주력했듯,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역시 대만 독립문제와 역사 바로세우기 등에 진력했다. 세계 20위 경제 규모인 대만의 경제는 성장 잠재력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이명박 당선인의 ‘747’ 프로젝트와 비견되는 마 후보의 경제공약 ‘623’프로젝트가 대만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천 총통은 이념문제로 8년 내내 갈등을 조장, 국민의 염증을 불렀다. 이를 의식, 3월 22일 총통 선거에 나서는 여당 후보들은 서로 ‘경제 살리기’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민진당 셰창팅(謝長廷) 후보조차 “내가 대만의 이명박”이라고 주장한다.
현상적으로도 한국 대선 이전 이명박_정동영 후보간 지지도가 대만의 마 후보_셰 후보의 현 지지도와 엇비슷하다. 10년 만에 과거의 집권당이 정권을 잡은 한국과 민진당의 8년 집권을 끝내고 재집권하려는 국민당의 상황도 빼닮았다. 성장세력(국민당)과 민주화세력(민진당)간 대결 양상도 유사점 중의 하나이다.
성장세력이 압승한 대만은 2개월 뒤 총통선거(대선)를 치르고, 한국에서는 3개월 뒤 총선이 진행된다. 남은 두 선거의 향방도 흥미로운 비교대상이 될 듯하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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