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 취임 10년째를 맞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는 그 동안 주창해온 글로벌 경영이 결실을 맺어 ‘전리품’을 가져올 시기 ”라며 ‘말의 성찬’이 아닌 ‘성과’를 강조했다.
1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3일 사내방송에 출연해 임직원들과 150분간 대화를 나누며 “기업 경영에 있어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과 성장 조건이고, 특히 속도 있는 변화가 중요하다”며 “우리의 변화 속도가 세상의 변화 속도보다 떨어진다면 낙오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변화의 메가 트렌드가 무엇이냐”는 한 직원의 질문을 받고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디지털라이제이션, 세계가 서로 통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 모든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행복추구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SK도 이에 맞춰 입체적으로 변화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신이 추진해온 글로벌 경영과 관련, “지난해까지 기반 작업을 어느 정도 했으니 올해는 거친 표현을 쓰자면 전쟁에서 승리해 전리품을 얻어와야 하며 가시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일이 생겨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쥐띠 해의 소감도 피력했다. 1960년 생 쥐띠인 최 회장은 “신정 설에 아이들에게 세배를 받아 좋았고, 세뱃돈 인상 요구가 있었지만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쥐에 대해 “경영서적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에서 쥐들이 옮겨진 치즈라는 변화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적응하는가가 인상적이었다.
근래 본 영화 ‘라따뚜이’에는 요리에 영감을 얻은 쥐가 나오는 데, 누구든지 노력을 하면 상상치 못했던 데까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새해 소망에 대해 “주어진 환경을 탓하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없는 만큼, 늘 그렇게 있는 세상을 즐기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임수길 SK그룹 홍보부장은 “최 회장이 10, 11일 이틀간 전 계열사에 방영된 사내방송에 나와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려가며 열정적으로 신년 구상을 밝히는 파격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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