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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참사 합동위령제… 하늘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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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참사 합동위령제… 하늘도 울었다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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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나를 두고 먼저 떠났습니까? 가시는 길, 눈이나 제대로 감으셨습니까?”

지칠 대로 지쳐 이제는 울음도 안 나올 것 같다던 유가족들의 두 눈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쏟아졌다.

11일 오후 1시 30분 코리아냉동 화재참사 희생자 40인 합동위령제가 열린 경기 이천시 호법면 화재현장. 유가족들의 슬픔을 아는 듯 잔뜩 찌푸린 하늘에 흩날리던 눈은 겨울비로 바뀌어 이 자리에 참석한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등 200여명이 흘리는 눈물과 함께 참사현장을 적셨다.

고 윤석원씨(43)의 부인이자 유족 공동대표인 문성혜(41) 씨는 추도사에서 “부르면 금방이라도 달려올 것 같은데, 어깨를 툭 치며 ‘여보 다녀왔어’라고 말할 것 같은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억울하게 죽은 40인이 넋이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코리아냉동과 정부당국은 대형참사에 조속히 진실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병돈 이천시장도 추도사에서 "20만 시민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고 울먹였다.

추도사에 이어 유가족별로 진행된 헌화 및 분향에서 일부 유가족들은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오열했다. 여섯 살 난 쌍둥이를 두고 세상을 떠난 고 최용춘(36) 씨의 누님인 최용순(45) 씨는 “막둥아, 쌍둥이만 남겨두고 어떻게 갈래? 억울해서 어떻게 갈래?” 라며 울부짖었다.

고 지재헌(46) 씨에 대한 헌화에서는 유가족인 아내와 딸이 명패를 붙잡고 “이렇게 가면 우리는 어떻게 하라고”, “아빠, 가지마”라고 외치자 자원 봉사자들의 눈시울마저 불거졌다. 고 황의충(48) 씨의 부인 이춘희(43) 씨는 분향 도중 실신해 인근 병원으로 급히 후송되기도 했다.

분향소와 참사현장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회창 전 총재 등이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소방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이번 사고 사망자 중 처음으로 고 이을순(55ㆍ여) 씨의 장례식이 이천 효자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한편 이날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본부장 박학근)는 화재참사와 관련된 인허가, 탈세, 안전수칙위반 등을 규명하기 위해 코리아냉동과 코리아냉장, 코리아2000 등 3개사 본사와 지점 등 4곳과 코리아냉동 소유주 공모(47ㆍ여)씨의 집을 압수수색,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수사본부는 또 사고 발생 당시 공사 관계자들이 동파와 오작동 방지를 위해 스프링클러와 방화문을 수동으로 작동토록 해 놓고 작업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출동 소방관 혼수상태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 현장 진압에 나섰던 소방대원이 9일 두통 증상 등을 호소하며 쓰러져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 혼수상태다.

11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7일 이천 냉동창고 화재진압에 나섰던 이수호(56) 안성소방서 진압대장이 9일 오전 8시20분께 근무 중 두통과 안면마비 증상을 호소하며 뇌출혈로 쓰러져 천안 단국대 병원으로 응급후송됐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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