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천재’ 유승민(삼성생명)의 올림픽 2연패 시나리오가 탄력을 받고 있다. 2008년을 시작하는 첫 대회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펼치며 베이징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유승민이 14일 성남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61회 탁구종합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차세대 기대주 이정우(농심삼다수)에게 첫 세트를 내준 뒤 4-1(9-11 13-11 11-7 11-9 11-8)로 역전승을 거뒀다. 국내 최고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유승민이 정상을 밟은 건 지난 2002년 이후 6년 만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하강 곡선을 그렸던 유승민은 작년을 기점으로 점차 살아나고 있다. 지난 해 5월 크로아티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최고 성적인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11월 스페인에서 열린 탁구월드컵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좀처럼 이기지 못했던 티모볼(5위ㆍ독일)과 왕리친(3위), 마린(2위ㆍ이상 중국) 등을 차례로 꺾으며 본선 경쟁력을 확보했다.
비록 국내에서 열렸지만 2008년을 시작하는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유승민에게 커다란 자신감으로 다가올 만하다. 삼성생명 강문수 감독은 “결승전에서 이정우를 꺾는 과정이 희망적이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백핸드 수비가 향상됐고 또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훨씬 좋아졌다”고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특히 결승전에서 보여준 위기 관리 능력은 주목할 만하다. 2세트 1-9의 절대 불리한 상황을 침착하게 받아넘기며 연속 9점을 쓸어담는 ‘괴력’을 보였다. 중요한 순간에 발휘되는 유승민 특유의 ‘뱃심’이 또 한번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낸 것. 유승민은 “국내 대회에서 오랜 만에 1등을 해서 기쁘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종합선수권 우승을 출발점으로 유승민은 베이징올림픽 개막 직전인 7월 세계랭킹을 최대 5위까지 끌어올려 시드 배정을 유리하게 받는다는 계획이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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