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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괴델, 에셔, 바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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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괴델, 에셔, 바흐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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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호프스태터 / 까치세 사람 묶는 '이상한 고리' 인간지성의 한계와 비밀

오스트리아 출신의 수학자ㆍ논리학자인 쿠르트 괴델이 1978년 1월 14일 72세로 사망했다. 괴델은 25세였던 1931년에 발표한 ‘불완전성 정리’로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의 최고의 논리학자’라 불렸다. 불완전성 정리는 ‘참이지만 증명이 불가능한 명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에피메니데스의 역설이 그 예다. 고대 크레타의 철학자 에피메니데스는 “크레타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다”라고 했다. 에피메니데스의 말이 참일 경우, 그도 크레타 사람이기 때문에 그는 거짓말을 한 것이 된다. 그의 말은 참도 되고 거짓도 된다.

괴델은 불완전성 정리로 객관적인 수학적 진리라고 믿는 것이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근거에 서 있다는 것, 나아가 인간의 세계 인식이 얼마나 큰 틈을 갖고 있는지 드러냈다. 1938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그는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에서 아인슈타인과 천재들끼리의 우정을 나눈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말년에는 자폐와 강박으로 음식을 거부하다 사망했을 때 몸무게가 30kg에 불과했다고 한다.

<괴델, 에셔, 바흐> 는 괴델과 네덜란드 화가인 M C 에셔(1898~1972), 그리고 바흐(1685~1750)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인간 정신의 신비 혹은 저자의 말대로 ‘세상을 보는 아름다운 시각’을 전해주려 하는 책이다. 미국의 물리학자인 저자 더글라스 호프스태터(63)는 음악의 끝이 처음으로 다시 연결되는 바흐의 작품 ‘무한히 상승하는 카논’과, ‘손을 그리는 손’을 비롯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는 무한한 공간을 그림으로 표현한 에셔, 그리고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영원한 황금 노끈’(책의 부제이다) 현상으로 인간 지성, 정신의 한계를 탐색한다.

논리학에서 인공지능, 선불교에까지 이르는 저자의 현란하고도 난해한 지식과 문체의 향연인데, 그 때문에 원서 출간 20년 후인 1999년에야 나온 한국어판은 번역의 공에도 불구하고 비판도 많이 받았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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