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측은 박근혜 전 대표측의 공세에 무대응 전략을 쓰고 있다. 현 단계에서 박 전 대표측와의 충돌은 새 정부 출범에 큰 부담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당선인측 핵심 인사들은 11일 한결같이 입을 닫았다. “공천에 대해선 당분간 언급하지 않겠다”(이방호 사무총장), “조용한 공천이 어디 있느냐. 투정 부리고 소란도 피우고 하는 것이지”(정두언 의원) 라는 식이다.
물론 “뭘 어쨌다고 밀실공천이니 하면서 그러는지 모르겠다” “자기들 맘에 안 들면 불공정 공천이냐”는 불만도 내연해 있다. 하지만 방점은 조용히 가자는 데 찍혀 있다.
그러면서 강재섭 대표를 앞에 내세웠다.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은 “공천은 당 지도부가 당헌ㆍ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할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공천은 당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지 이 당선인과 자꾸 연계 시키지 말라는 뜻이다.
동시에 이 당선인측은 실속은 챙기겠다는 속내다. 즉 1월말께 공천심사위를 구성하고 2월 심사를 거쳐 3월께 공천을 하겠다는 스케줄을 조용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진행하겠다는 의도다. 최대한 이슈화를 피하면서 절차를 밟겠다는 의도다. “박 전 대표측이 반발하겠지만, 당규대로 하는 데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깔려 있다.
그러나 이 당선인측 기대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박 전 대표측이 집단 탈당이나 분당이라는 극약 처방을 검토한다면 이 당선인측도 손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초기 국정운영과 총선을 감안하면 결국 박 전 대표측을 포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박 전 대표측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접점을 찾을 것이란 얘기다. 이 당선인측의 한 관계자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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