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 28층 대회의실. 매주 열리는 계열사 사장단 회의(수요회)에 9명의 낯선 임직원 모습이 보였다. 지난해 뛰어난 업적을 보인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들이다.
'삼성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은 수상자에게 1직급 특진과 함께 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 상을 2회 이상 받으면 '삼성 명예의 전당' 회원에 추대될 수 있는 자격도 부여된다.
그런 만큼 삼성은 매년 1월 9일 서울 호암 아트홀에서 수상자 가족과 그룹 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시상식을 해 왔다. 이날이 자신의 생일인 이건희 회장도 부부 동반으로 참석, 직접 수상자를 격려하고 기념촬영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 회장 부부는 불참했고, 대신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시상했다. 조촐하고 간소한 시상식이었다.
올해 자랑스런 삼성인상은 공적상, 기술상, 디자인상, 특별상 4개 부문에서 9명의 개인 또는 팀이 받았다. 공적상은 2005년 이후 북유럽에서 발주된 고부가가치 드릴십 10척(59억달러)을 전량 수주한 삼성중공업 신영철 부장 등 4명이 받았다.
기술상은 신구조 및 신재료를 적용한 LCD 설계ㆍ공정 기술을 개발한 삼성전자 김시열 연구원 등 2명이, 디자인상은 삼성테크윈 진병욱 수석, 특별상은 삼성엔지니어링 협력업체인 사우디 기업 하즈리와 삼성전자 '3일 확정 생산체제 테스크포스팀'이 각각 받았다.
삼성은 10일부터 특검 수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신년 시무식, 이 회장의 신년사 등 모든 일정이 취소됐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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