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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헛다리ㆍ뒷북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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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헛다리ㆍ뒷북 기상청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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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김영호(45)씨는 11일 아침 승용차를 몰고 나왔다가 낭패를 봤다. 이날 새벽부터 쏟아진 폭설로 경기 안양에서 근무지가 있는 서울 종로까지 출근시간이 2시간 30분이나 걸린 것. 평소 50분 거리였지만 마포대교 인근에서 추돌사고까지 만나는 바람에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했다. 김씨는 “오전에는 눈이 안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잘못된 날씨 예측때문에 출근길을 완전히 망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기상청의 ‘오보’가 또다시 일을 냈다. 이날 아침 서울ㆍ경기 지방의 주요 도로는 기습적으로 내린 폭설로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거북이 운행은 기본이었고, 남산1호터널과 양재역 부근, 양화대교 등 서울 도심으로 향하는 주요 길목에서는 크고 작은 접촉 사고가 잇따랐다. 서울대 서강대 건국대 등 이날 대입 정시모집 논술고사가 예정됐던 대학들에서는 지각생이 속출하기도 했다.

기상청이 서울ㆍ경기지역의 눈 예보를 처음 전한 시각은 11일 오전5시. 적설량도 1cm 안팎에 그칠만큼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눈발이 거세지자 기상청은 교통이 절정을 이루는 오전8시가 돼서야 적설량을 1~5cm로 수정했다. 대설주의보는 그 후로부터도 2시간이 지나서야 발효됐다. ‘뒷북 예보’의 전형인 셈이다.

기상청의 빗나간 눈 예보는 이번 겨울 들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달 30일에는 서울ㆍ경기지방에 폭설을 예측했지만, 눈은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오히려 기상청 예보를 철썩같이 믿은 각 구청이 염화칼슘을 대량 살포한 탓에 곳곳에서 미끄럼 사고가 발생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수축이 더뎌 기압골이 서해상으로 파고들면서 중부지방에 먼저 눈을 뿌렸다”고 해명했다.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이라는 것이다. 윤원태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현재의 장비 성능과 관측망 수준으로는 기후를 예측할 때 한두 시간의 오차는 어쩔 수 없다”며 “특히 이번 겨울처럼 기온의 변동폭이 큰 해에는 섣부른 예보가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12일까지 강원 영동 지방에 최고 25cm의 폭설이 내리는 등 전국에 많은 양의 눈과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11일 오후 10시 현재 적설량은 ▦대관령 14.1㎝ ▦태백 14.0㎝ ▦인제 13.0㎝ ▦서울 6.0cm ▦인천 4.5㎝ 등이다. 눈ㆍ비가 그친 뒤에는 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져 강추위가 닥칠 전망이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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