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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버팀목 '유동선 잔치' 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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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버팀목 '유동선 잔치' 안 끝났다

입력
2008.01.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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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증시가 연초부터 미국발 쇼크로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세는 좀처럼 둔화조짐이 없다. 은행 수신 금리가 7%에 육박한데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공언했는데도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증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116조 3,000억원에 달했던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7일 현재 121조 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2일에는 하루에만 3조 8,000억원 가량이 유입됐다.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우려와는 달리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유동성 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은행 예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의 금리가 오른 게 지난해 말이어서 금리 상승에 따른 ‘머니 무브(자금 대이동)’가 일어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뿐, 안전자산으로 선호현상은 강화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과연 증시는 그동안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풍부한 자금을 등에 업고 ‘유동성 랠리’를 지속할 수 있을까.

일단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쪽에서는 우리나라의 달라진 투자문화를 그 이유로 든다. 과거에는 증시 움직임에 따라 투자심리도 춤을 추다 보니 증시가 침체되면 투자자금도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2~3년 동안 펀드붐이 일면서 단기간 증시 변동성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뚝심’의 투자 문화가 정착됐다는 얘기다. 특히 적립식 펀드는 이런 문화 정착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젊은 셀러리맨을 중심으로 재테크 문화가 형성되다 보니 은행이나 부동산 상품보다는 증시 쪽을 선호하고 있다”며 “증시가 어찌 되든 일상적으로 펀드자금이 2,500~3,000억원 가량 유입되는 것은 투자자들이 증시 상승이라는 대세를 인정하고 짧은 파동에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에서 안전자산이나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으로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점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꾸준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위원은 “고령화가 진척될수록 예ㆍ적금 등 안전자산보다는 주식이나 펀드 등의 투자자산의 수요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며 “비록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다소 완화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걸리는 데다,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 때문에 대대적 개편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증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출되는 것도 미미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에 반해 교보증권 이종우 센터장은 “미국을 보더라도 증시가 좋지 않으면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한다”며 “지난해처럼 85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펀드로 유입돼 증시에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 이정걸 아시아선수촌PB센터 팀장도 “장기적으로 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려야 하는 것 맞다”며 “하지만 시기상으로 볼 때는 투자자산으로 일정 수익을 낸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피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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